ESG 잘하는 임원이 상여금도 더 받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1 14:40:21
  • -
  • +
  • 인쇄
스타벅스 CEO 상여금의 20%가 'ESG 보상'
모호한 평가지표, 단기실적주의 등은 숙제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임원 상여금 지급 기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연동시키는 기업이 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21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케빈 존슨(Kevin Johnson)의 연례 상여금의 약 20% 가량이 기업의 ESG 목표를 실현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됐다.

스타벅스는 2021년 9월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고, 생분해성 빨대를 도입했다. 2025년까지 유색인종 및 소수자 직원 비율을 전사적으로 30%대 이상 유지하기로 선언하기도 했다. 또 낙농업 농장의 영농법을 개선해 메탄가스를 줄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22%가 스타벅스가 취급하는 유제품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존슨 CEO의 급여총액은 2020년 1470만달러(약 175억원)에서 2021년 2040만달러(약 244억원)로 뛰었다.

실제로 ESG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 확대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기관투자자를 위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따르면 러셀 3000 지수(미국 주식 시장의 98%를 차지하는 3000개 상장 기업을 나타내는 지수)에 등록된 기업 가운데 급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동된 비중이 2018년 7%에서 2021년 20%로 늘었다. 직장내 다양성과 연동된 비중은 2018년 2.5%에서 2021년 11%로 올랐다.

다만 몇몇 전문가들은 ESG 상여금에 대해 미심쩍어 하는 눈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데 비해 대기업 경영진이 연봉을 지나치게 올리면서 비난받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가운데 스타벅스를 포함한 13곳의 '주주권고투표'(Say on Pay)에서 반대 비율이 찬성 비율을 넘어섰다. 주주권고투표는 CEO의 연봉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투표로, 이는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ESG 상여금이 주가상승 실적과 연동돼 있는 기존 상여금을 대체하게 되면 올해 예고된 주식시장의 난기류 속에서도 기업의 부진한 성과와 관계 없이 CEO들이 수익을 보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Neuberger Berman)의 케이틀린 맥셰리(Caitlin McSherry) 부회장은 "급여체계에 있어 ESG 평가지표는 모호하고, 고위급 관계자에만 국한돼 있으며, 목표가 단기실적 위주다"고 우려했다.

임원 보수 전문 컨설팅 업체 패리언트어드바이저스(Farient Advisors)의 설립자 로빈 페라콘(Robin Ferracone)은 "기업들은 정량적인 ESG 성과 기반 급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측정치에 대한 근거가 없으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문제가 생기는 등의 역풍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