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사무총장의 경고..."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기후위기 부채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3-22 17:57:26
  • -
  • +
  • 인쇄
주요 경제국들 러시아 화석연료 대체에 골몰
일부 국가들 석탄발전소 늘릴 계획까지 고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세계 기후목표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영국 런던에서 이코노미스트신문이 주최한 지속가능성컨퍼런스에서 "각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면서 전세계의 기후목표가 위기에 처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러시아산 석유·가스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사용을 늘릴 경우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려는 목표가 좌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따른 여파가 세계 식량 및 에너지 시장을 뒤엎고 세계 기후의제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주요 경제국들이 러시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데 모든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에 의존하게 되면 지구기온이 1.5℃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은 가스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으며, 독일의 의존도는 60%로 훨씬 더 높다. 유럽연합(EU)은 올해 러시아 가스 사용을 3분의2로 줄이고, 향후 수년에 걸쳐 러시아 가스를 근절할 계획에 착수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확대되고 있지만, 문제는 EU 회원국들이 카타르의 가스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등 다른 국가의 화석연료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석탄발전소를 늘릴 계획을 고려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특히 유가 상승에 직면한 미국은 베네수엘라, 이란 등 과거 배제시킨 국가도 가리지 않고 석유 수입 확대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미국 내 석유가스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세계 석유가스 회사들은 이런 에너지 위기에서 어부지리로 큰 이익을 보고 있다.

영국에서는 리시 수낙 총리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휘발유 가격을 상쇄하고자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러한 삭감조치도 저소득층 가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COP26정상회담에서 보인 진전이 치솟는 에너지가격과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후퇴할 위험에 처했다는 기후전문가들의 우려를 인정했다. 그는 "화석연료 공급 격차로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화석연료 감소정책을 무시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며 화석연료 중독은 파괴의 악순환이라고 비판했다. 또 "화석연료에 의존하다보면 세계경제와 에너지안보가 지정학적 위기에 좌우된다"며 더 많은 문제만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회복되면서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가량 늘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결국 많은 정부가 약속했던 '녹색회복'은 실현되지 않았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1.5℃는커녕 2℃도 초과해 대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금은 세계경제의 탈탄소화에 제동을 거는 대신 재생에너지미래를 향해 전력을 다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COP30] 합의문 '막판 진통'…화석연료·기후재원 '평행선'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고 있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협상이 화석연료 전환과 기후재원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문 최종안이 막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