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따뜻해지는 가을...나비 개체수 감소한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05 16:36:51
  • -
  • +
  • 인쇄
높은기온 번데기 에너지 소비 늘어
▲유럽대륙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줄흰나비. 기후변화로 가을기온이 오르면서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사진=영국생태학회)

가을 기온이 오르면서 줄흰나비의 개체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학, 핀란드 오울루대학 및 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학 연구진은 가을이 길어지고 따뜻해지면 줄흰나비가 겨울을 견디고 봄에 나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보고서를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유럽대륙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줄흰나비의 번데기를 다양한 가을 기온 및 시간 조건에 노출시켜 기후변화가 나비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조사했다.

실험결과, 높은 기온과 긴 시간에 노출된 번데기가 일반적인 가을 환경에 노출된 번데기보다 더 많은 열량과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조건에서 나비들이 다음 봄 성체가 될 때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 닐슨(Matthew Nielsen) 오울루대학 박사는 "기후변화로 가을 기온이 오르고 기간도 길어지면서 나비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정 계절시기에 경험한 스트레스가 다른 계절까지 지속되며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겨울 휴면기에 접어든 동물들은 온도가 상승하면 신진대사 속도가 증가하고 에너지가 더 빨리 고갈돼 특히 취약하다. 휴면동물은 활동 상태인 동물보다 에너지 소모가 적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온도가 오르면 오히려 소비하는 에너지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휴면 상태이기 때문에 손실된 에너지를 채울 먹이도 섭취하지 못한다. 닐슨 박사는 "겨울기온이 상승하면 휴면동물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미 입증됐지만, 이번 연구는 가을기온의 상승이 잠재적으로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을기후의 변화로 인한 나비 폐사율 증가는 해당 종의 전체 개체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가 수행된 스웨덴의 경우 이미 겨울철 휴면 스트레스로 봄철 줄흰나비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실험대상이 된 나비들은 최대 16주동안 25°C의 높은 온도에 노출됐다. 연구진은 이미 일부 나비 분포지역 기온이 이 정도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16주동안 15°C, 20°C 또는 25°C로 유지되는 방에 번데기를 8~11마리씩 배치해 다양한 가을 환경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후 459마리의 모든 번데기를 동일한 겨울 조건에 24주 노출시켰다. 실험기간 연구진은 번데기의 체중 감소 및 에너지 소비도를 측정하고 나비의 생존 여부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는 연구실에서 수행된 것으로 야생 개체군에 이 연구결과를 적용하는 데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령 시뮬레이션 조건은 자연적인 계절 및 일별 변동이 반영되지 않아 일정했다. 다만 연구진은 실제 자연환경의 변동이 번데기의 신진대사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후속연구를 통해 기후변화 및 여러 계절이 나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자세히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닐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성인기까지의 생존만을 다뤘지만, 짝을 찾는 능력이나 산란 개수 등 부정적 영향이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 겨울에 온난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또 봄 계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것도 기후변화가 휴면동물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생태학회 학술지 '기능생태학(Functional Ecology)'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속도감 있는 실행으로 판을 바꾸자"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가 "위기 속에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하면서 신년 아젠다로 5대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기후/환경

+

그린란드 쓰나미 원인 밝혀졌다…"해저지진 아닌 빙하붕괴"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대규모 쓰나미가 해저 지진 때문이 아니라 빙하 붕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22일(현지시간) 스페인 환경&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