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 미세플라스틱 제거하는 '물고기 로봇' 나온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23 15:58:07
  • -
  • +
  • 인쇄
中쓰촨대 연구진, 미세플라스틱 수집 '로보피쉬' 설계
▲물고기 형태의 생체공학로봇이 수중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수집하는 모습 (사진=미국화학협회 나노레터스)

물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정확하게 수집하고 제거하는 생체공학로봇이 개발된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쓰촨대학교 연구진은 몸체에 미세플라스틱을 흡착해 수거하는 생체공학 '물고기 로봇'을 설계했다고 발표했다. 길이가 13mm에 불과한 이 물고기 로봇은 꼬리에 달린 레이저로 플랑크톤이 움직이는 속도와 유사한 1초당 약 30mm 속도로 헤엄칠 수 있다.

로봇의 주 소재는 조개껍데기의 내벽, 즉 자개다. 다양한 미세분자 시트들을 겹쳐 진주층과 유사한 물질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물고기 로봇은 신축성 및 유연성이 뛰어나 최대 5kg의 무게까지 끌어당길 수 있다. 유기염료, 항생제 그리고 중금속 입자가 로봇의 소재와 강한 화학적 결합 및 정전기 작용을 통해 흡착하도록 돼 있다. 물고기 로봇은 이같은 원리로 물속 미세플라스틱을 수집하고 제거한다.

미세플라스틱은 물병, 타이어, 합성섬유 등 플라스틱 물질이 마모 혹은 노화되면서 방출된 미세 입자로, 현재 가장 심각한 환경오염원으로 꼽히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은 물론 토양과 강까지 오염시키고 있으며, 심지어 히말라야와 심해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산물과 농산물, 식수 등을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이에 연구진은 물고기 로봇으로 수질오염을 제거할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

연구의 주요저자인 왕위옌(Yuyan Wang) 쓰촨대학 고분자연구소 연구원은 "소프트 로봇의 첫번째 사례"라며 "연구원들은 로봇이 수집한 미세플라스틱의 구성 및 생리학적 독성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물고기 로봇을 만드는 신소재는 재생능력도 갖췄다. 왕 연구원은 물고기 로봇은 기능의 89%까지 스스로 치유할 수 있으며, 몸체가 손상되거나 절단된 경우에도 미세플라스틱 흡착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왕 연구원은 "이제 개념이 증명된 단계"라며 "특히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수심이 깊은 곳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 연구원은 이번 설계가 다른 유사 프로젝트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나노기술을 두고 "오염물질의 탐지 및 수집에 있어 운영비를 절감하고 개입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며 연구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필립 드모크리투(Philip Demokritou) 미국 러트거즈대학 나노과학첨단소재연구센터장은 나노 기술이 미세플라스틱과의 싸움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연구를 두고 "나노기술 분야에 있어 기초적인 성과"라고 평하며 "재료에 대한 연구가 향상되면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환경으로부터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다각적인 접근도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협회(ACS) 월간 동료평가 과학저널 나노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