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라지는 만년설…'산의 불량배들'이 날뛴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0-19 08:45:02
  • -
  • +
  • 인쇄
산양, 큰뿔양과 영역충돌 증가
기후변화로 곰·등산객도 공격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촬영된 산양. (사진=언스플래쉬)

기후변화로 미국 서부 산악지대의 만년설이 녹으면서 산양과 큰뿔양의 영역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는 미국 로키산맥 1만4000피트 고도의 암석지대에서 산양과 큰뿔양이 미네랄 광물을 놓고 다투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생태계 영역, 자원 등이 변화하면서 종간 갈등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관찰에 따르면 다툼의 98%는 산양이 승리했다. 조엘 버거(Joel Berger) 야생동물보호협회(WCS) 및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 선임연구원은 산양을 두고 "칼 같은 뿔을 지녔으며 더 대담하고 공격적인 산의 불량배들"이라고 설명했다.

큰뿔양은 미국에서 가장 큰 야생양으로 산양과 마찬가지로 로키 산지에서 서식한다. 대략 산양과 크기가 비슷하며 길고 구부러진 뿔을 자랑한다. 반면 산양은 뿔이 면도날처럼 날카로워 보다 위협적이다. 작년 캐나다에서는 산양이 회색곰을 죽인 사례가 발생했으며 매우 드문 경우지만 2010년 올림픽국립공원에서는 등산객이 산양에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들 다툼의 주 원인은 다름 아닌 미네랄 광물이다. 이들은 광물을 핥아 소금, 칼륨 등의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해야하기 때문이다. 산양과 큰뿔양은 보통 가까이 있으면 싸움을 피하지만 미네랄광물을 둘러싸고 갈등이 생길 경우 산양이 다른 양을 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 기후위기로 만년설이 급격히 사라지면서 동물들이 섭취할 미네랄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세기 동안 지구온난화로 로키산맥의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약 300개의 빙하가 사라졌으며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주요 만년설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 서부 지역사회에 생태계교란 및 수자원 공급에 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빙하가 녹아 공급되는 수자원은 소금과 칼륨을 비롯한 미네랄이 풍부해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만년설이 사라지면서 이들은 영양소를 얻고자 빙하가 남아있는 더 높은 고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충돌이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전에 포착된 적 없는 종간 갈등이 "기후악화의 반영"이라고 짚었다.

기후변화는 동물과 인간의 영역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뿔소, 코끼리 등 건조지역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경우 기후변화로 줄어드는 수자원을 찾는 과정에서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북극의 해빙을 군사적 위협으로 보는 가운데 일부 인간들도 이러한 변화에 반응하고 있다.

버거 박사는 지구온난화가 세계 여러 곳에서 갈등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인간이든 동물이든 기후변화는 모든 미래를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기후/환경

+

탄소 흡수해주는 조간대…훼손되면 '탄소배출원'으로 둔갑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인 하구 생태계는 탄소흡수 역할을 하는 지대지만 환경이 훼손되면 기후변화에 훨씬 취약해져 탄소배출원으로 탈바꿈할 수

파리협약 10년...전세계 재생에너지 15% 성장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전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오고

지진에 폭설까지...日 홋카이도 80cm 눈폭탄에 '마비'

최근 연일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일본 동북부 아오모리현 바로 윗쪽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눈폭탄'으로 도시가 마비되고 있다.일본 NHK에 따르면 15일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제주에 100MW 해상풍력단지 준공…주민이 4.7% 투자

100메가와트(㎿) 규모의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제주 한림에 준공했다.한국전력공사와 한국중부발전, 한전기술 등은 제주 한림읍 수원리 해상

항공기 이·착륙시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2배로 '급증'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테대학 연구팀은 파리의 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