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높아지는 EU 탄소장벽...탄소배출권 '한국의 7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9 11:16:37
  • -
  • +
  • 인쇄
적용대상 건물·수송까지 확대...감축목표치 20% 높여
韓 2만원대 탄소배출권 EU "14만원선까지 인상될 것"
▲유럽의회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의 탄소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EU이사회, EU집행위원회, 유럽의회는 지난 16일부터 약 30시간의 회의 끝에 각 산업에 대한 탄소배출 감축목표치와 탄소배출권 가격을 20%씩 상향하는 내용으로 '탄소배출권거래제'(ETS)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ETS는 산업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 EU 회원국에서 정한 수준을 초과했을 때 초과량에 대한 배출 권리를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EU 역내에 위치한 발전소와 공장 1만여곳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EU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한다는 내용으로 내세운 '핏포55(Fit for 55)' 구상의 일환이다.

이번 ETS 강화 개편안에 따르면 EU는 ETS를 통한 2030년 탄소배출 감축목표치를 2005년 대비 62%로 상향한다. 이는 이전 목표치인 2005년 대비 43%에 비해 20%포인트(p)가량 오른 수치다. 해운, 폐기물 소각 분야로도 적용 분야가 확대됐고, 2027년부터 건물과 도로교통 분야까지 추가돼 거의 모든 경제 영역이 포함될 예정이다. 다만 에너지 가격 급등 시 건물과 도로교통 분야에 대한 시행 시기는 1년 연기된다.

'무료할당제'도 폐지된다. 무료할당제는 EU가 그간 역내 산업군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배출량 수준까지는 탄소배출권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를 둔 장치다. 하지만 지난 13일 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에 합의하면서 역외 기업들도 동등한 탄소배출 비용을 지불하게 됐고, 역내 산업군을 보호하기 위한 무료할당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날 유럽의회 환경위원회 의장 파스칼 캔핀(Pascal Canfin)은 "이번 개편안 시행 이후 탄소배출권 가격은 현행 80~85유로 선에서 100유로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는 국가들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우리 돈으로 14만원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탄소배출권은 1톤당 2만원대에 불과하다. 당장 CBAM이 시행될 경우 유럽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은 7배가량의 관세를 더 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탄소배출량 측정도 어려운 상황에 EU가 기후위기 대응을 내세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개도국들은 EU와 CBAM 면제 등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이밖에도 EU는 탄소배출권 수익을 활용해 녹색전환에 따른 영세기업과 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867억유로(약 120조원)의 '사회기후기금'을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개편안은 EU 27개 회원국의 동의와 유럽의회의 표결을 거쳐 오는 2023년 1~2월께 확정돼 2026년부터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될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