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히 확산되는 조류독감…인간 전염 시간문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4 08:50:02
  • -
  • +
  • 인쇄
美·日·한국 동시다발 조류독감
전문가들 "제2의 팬데믹 가능성"

최근 국내에서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AI)이 인간에게 전파되면서 또다른 팬데믹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5년~2021년 사이에 유럽과 북미에서 3억마리 이상의 가금류와 야생조류가 조류독감으로 도살된 바 있고, 최근 미국에서도 조류독감으로 5800만마리의 닭이 폐사됐다. 일본도 조류독감으로 1000만마리가 넘는 닭 등의 조류를 폐사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전국 곳곳에서 조류독감이 검출되면서 수만마리의 닭을 살처분하고 있다. 

이처럼 조류독감이 전세계를 휩쓸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웬디 블레이 퍼이어(Wendy Blay Puryear) 미국 터프츠대학 분자바이러스학자는 조류독감을 코로나19에 이은 새로운 팬데믹 가능성까지 점쳤다. 현재 이 바이러스 자체는 인간에게 위험성이 낮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나면 빠른 복제력과 진화능력으로 다른 종의 숙주를 감염시키는 수준까지 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티즈 쿠이켄(Thijs Kuiken)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 의료센터의 바이러스학 교수도 "바이러스가 퍼질수록 인간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1918년 유행한 조류독감이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지만 일어날 경우 그 영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독감 'H5N1'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996년 중국 광둥성의 한 거위농장에서 처음 확인된 'H5N1'는 최소 63종의 야생조류에서 발견됐고 보브캣, 바다표범, 곰같은 포유류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에게까지 전파된 사례가 있다. 2003년~2022년 아프리카·아시아 21개국에서 865명이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456명이 사망했다. 대부분의 사례는 가금류로부터 직접 감염된 것이다. 쿠이켄 교수는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높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청은 2021년말 오리 사육업자가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인 이후 "사람간 조류독감이 발생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최근 지역농장에서 가금류 감염사례가 급증하자 의사들에게 환자간 조류독감 감염을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이안 바(Ian Barr) 세계보건기구(WHO) 인플루엔자참조및연구협력센터 부소장은 바이러스의 전파를 숫자게임에 비유하며 "바이러스가 늘수록 더 많은 종을 감염시키고 더 오래 잔류할수록 변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아대학 수의과대학의 레베카 폴슨(Rebecca Poulson)은 "감염된 새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바이러스를 전파할 경우 단시간에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며 야생조류에도 바이러스가 만연해져 확산을 막는 일이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니콜라 J 힐(Nichola J Hill)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생물학조교수는 바이러스가 야생조류와 양식가금류를 오가며 더 확산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된 데에는 오늘날의 식량시스템이 있다"고 비판하며, 상업 농업에서 볼 수 있는 가축 개체수 밀도 및 유전적 유사성을 언급하며 "이 모든 것은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지"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하나금융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객관성·투명성 강화"

하나금융그룹은 2024년 ESG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열여덟번째로 발간한 올해 보고서에는 '함께 성장하

LG U+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AX기술과 연결 가치 비전 반영

LG유플러스가 ESG 경영실현을 위한 노력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열세번째로 발간한 올해 보고서는 국제 지속가능경

KT, 20번째 ESG보고서 발간…"AICT 기반 ESG 전략 구체화"

KT가 인공지능(AI) 기반 ESG 실천 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5년 KT ESG보고서'를 1일 발간했다. 올해로 20번째인 이번 보고서는 'AICT(인공지능과 정보통신

우리금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SBTi 인증 탄소감축 목표 달성 공시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30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반

LG에너지솔루션 'ESG 리포트 2024' 발간..."협력사도 탄소관리"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한 해 동안의 ESG 경영 활동 및 성과를 담은 'ESG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리포트에는 △탄소 네거티브 전략 △협

구글 '스코프3 배출량 억제 어려워"...공급망 배출량 1년새 22% 증가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탄소배출량이 전년 대비 11%, 2019년 이후 51% 증가했다.구글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소비량이

기후/환경

+

방사성 폐기물 '아이오딘' 제거 신소재...AI로 찾았다

방사성 폐기물 '아이오딘'을 제거하는 흡착 신소재를 인공지능(AI)로 찾는데 성공했다.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류호진 교수와 한국화

[날씨] 낮에는 36℃ '가마솥 더위'...밤에는 '열대야' 기승

2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겠다.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19∼21℃·최고 25∼29℃)보다 높겠고,

국내 화석연료 전력비중 사상 처음으로 50% 밑으로 '뚝'

태양광 발전에 힘입어 국내 화석연료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가 2일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올 4

열돔이 갇힌 유럽과 미국...40℃ 넘는 '극한폭염' 덮쳤다

올여름 북반구 대부분의 나라들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유럽의 낮기온은 40℃까지 치솟고 있고, 미국은 열흘 넘게 '열돔'에 갇혀있다. 우리

기후변화영향평가 제도 시행 3년..."사각지대 개선해야"

'기후변화영향평가'가 시행 3년차에 접어들지만 평가범위가 제한적이고 권고수준에 머무르면서 실효성이 없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에펠탑이 20cm 휘어진다고?...철구조물은 폭염에 약해

폭염으로 프랑스 파리의 상징물인 에펠탑이 약 20㎝가량 휘어질 수 있다.30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에펠탑은 철골 구조물로, 철강은 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