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기후변화 언급 잦을수록 '주가폭락 위험 낮아진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7 10: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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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기후변화가 금융시장 미치는 영향 연구
언급 많으면 투자자 정보격차 줄여 금융위험 완화
▲탄소중립대학원 송창근 교수팀은 '기업 경영진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송창근 교수(우)와 정하일 박사 (사진=UNIST)


경영진의 기후변화·탄소중립에 대한 언급이 잦을수록 해당 기업의 주가폭락 위험이 낮아진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탄소중립대학원 송창근 교수팀이 7일 공개한 '기업 경영진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경영진이 기후변화·탄소중립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기업-시장간 정보비대칭이 줄면서 주가폭락 위험이 감소한다.


정보비대칭은 금융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에서 기업과 투자자가 보유한 정보에 차이가 있는 현상을 말한다. 기업의 기후변화 인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도와 달리 정량적인 지표가 부재한 상황에선 기후변화 관련 정보의 정보비대칭이 심화된다.

전례없는 기후변화 위기는 우리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기업경영 및 생산성에도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예컨대 지구온난화 및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물리적인 기후변화는 기업의 생산성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다. 배출권 거래제와 같은 정부 제재 및 규제로 인해 기업의 비용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시에 일부 기업에 기후변화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일례로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배출 감소 기술 및 친환경 제품 관련 산업은 기후변화 위험의 잠재적 수혜자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관점과 인식은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경영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회계변수들로 이루어진 기존 사업보고서의 수치만으로는 기후변화·탄소중립에 대한 기업의 의도와 관점을 해석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연구팀은 경영진의 실적보고 발표문 중 기후변화에 대한 언급을 머신러닝 기반으로 계산한 지표를 연구에 사용했다.

지표계산에 사용된 머신러닝 모델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단어가 학습된 모델이다. 기업들의 실적보고 발표문에 적용시 해당 발표문에서 기후변화 관련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주는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그렇게 계산된 지표 값을 활용하여 그 변화가 실제 금융시장, 특히 기업-시장간 정보비대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영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정보비대칭이 줄어듦이 확인됐다.


▲우측으로 갈수록 기업 경영진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들이며, 각 그래프별 Y축은 기업-시장간 정보비대칭 변수인 주가폭락위험성 변수들이다. (CRASH, NCSKEW, DUVOL). 이 그림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해 보이는 태도가 적극적일수록 정보비대칭이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UNIST)


이번 연구결과는 금융시장이 기후변화·탄소중립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및 경영진들의 관점에 많은 관심을 표출하고 있고, 기업의 적극적 대응 및 정보공개를 통해 정보비대칭을 줄여야 함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제1저자인 정하일 박사는 "전례없는 기후변화 위기는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기업경영 및 금융시장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는 요즘 본 연구가 기업경영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재무금융분야 국제학술지인 파이낸스 리서치 레터스(Finance Research Lettters) 2023년 1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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