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 가로수' 사라지나...환경부 "가로수잎 75% 유지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31 12:01:02
  • -
  • +
  • 인쇄
생태·대기질 유지 및 탄소감축에 수목 건강 중요
자생종·밀원식물·식이식물 우선해 수종 다양화
▲지난 16일 속초 시내 도로변에서 봄맞이 가로수 가지치기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나무 몸통만 남을 정도로 가지를 싹둑 자르는 무분별한 가지치기를 제한하는 지침이 생겼다.

31일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가로수 가지치기를 할 때 잎을 75%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도시 녹지관리는 생태·환경기능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데 대한 개선책인 셈이다.

일례로 생물다양성, 도심 온도 조절, 대기질 개선 등의 기능을 갖춘 가로수는 도로 부속물로 관리되며 손쉽게 강전정(전체가지 절단) 가지치기를 당하거나 다른 생물종들과의 연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한 외래종을 마구잡이식으로 식재하는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환경부는 '도시 내 녹지관리 개선방안'을 통해 도시숲을 가꿀 때 단일종은 10% 이하, 동일 속은 20% 이하, 같은 과는 30% 이하로 유지되도록 해서 수종을 다양화시키는 '10-20-30 원칙'을 마련했다.

또 앞으로 나무를 심을 때 자생종과 꿀이 많은 '밀원식물', 새와 곤충의 먹이가 되는 '식이식물'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다만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처럼 자생종이 아니더라도 널리 분포돼 있는 수종은 그대로 유지할 것을 권했다.

개선방안에는 나무그늘이 도시면적의 30% 이상을 차지하도록 도심속 건물에서도 잘 관리된 나무가 3그루 이상 보이도록 하고, 300m만 가면 공공 녹지공간을 볼 수 있도록 '3-30-300 규칙'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가로수 가지치기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시됐다. 그동안 간판을 가린다는 등의 이유로 무분별하게 가로수 가지치기를 해서 나뭇잎과 가지를 모두 잃고 기둥만 앙상하게 남은 '닭발 가로수'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을 75% 이상으로 유지하는 선에서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닭발 가로수를 만들면 가로수의 대기오염 정화기능이 훼손되고 잎마름병에 취약해진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나뭇잎의 25% 이상을 쳐내면 에너지 생산능력이 떨어져 수명이 단축된다고도 지적했다. 개선방안은 수목 건강을 위해 식재 구덩이를 2m 이상 파고, 뿌리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굴착과 트렌칭 공법 등을 제한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 내 녹지는 도시생태축 연결, 생물서식처, 도심열섬 완화, 탄소흡수, 대기오염 정화 등 다양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도시생태계 건강성 향상을 위해 관련 부처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후보 4명으로 좁혀졌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압축 후보군으로 임종룡 회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및 외부 후보 2명 등 총 4명을 선정했다고 2일

기후/환경

+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50MW 태양광설비 구축한다

기아가 RE100 달성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오토랜드 화성에 5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이를 위해 기아는 경기도 화성시에

폭염과 폭우에 시달린 올가을...육지와 바다 기온 '역대 2위'

올가을 평균기온이 지난해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가을 기후특성 분석결과에 따르면, 올 9~11월 평균기온은 16.1℃를 기

폐허가 된 동남아 일대...'대홍수·산사태'로 사망자 '눈덩이'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등 동남아시아 일대가 폭우로 발생한 대홍수와 산사태로 폐허로 변했다. 사망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4일(현지시간) AP

[날씨] 수도권 '퇴근길' 눈 온다...첫눈부터 '펑펑'

오늘 퇴근길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4일 오후 6시경 수도권에 눈이 시간당 1∼3㎝씩 거세게 쏟아질 것으로 예보됐다.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발해만 쪽

2040년 '플라스틱 오염' 2배 증가...그런데 97% 줄이는게 가능하다고?

반환·재사용 제도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9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3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사립재단 '퓨

"집값 떨어져"...美 부동산 기후위험 데이터 비공개로 전환

미국 최대 부동산 매물사이트인 질로우(Zillow)가 부동산의 기후위기 노출 위험도를 공개하는 기능을 삭제했다고 최근 가디언이 보도했다. 집값이 떨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