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선진국들의 폐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수입했던 말레이시아가 미국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격 금지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관세법을 개정해 바젤협약 미비준국에서 반출되는 모든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은 이 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들어온 100여개 컨테이너가 '원자재'로 위장된 폐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 적발된 이후 단행된 것이다.
국제 무역자료와 바젤행동네트워크(BAN)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한해에만 3만5000톤이 넘는 폐플라스틱을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이에 말레이시아 환경부는 "우리는 세계의 쓰레기통이 되고 싶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이 2018년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중단한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의 새로운 쓰레기 행선지가 됐다. 특히 미국은 현재 폐플라스틱의 10%도 재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복합재질의 비닐류 포장재 등은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 소각하거나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앞서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올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시켰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처리되지 못한 채 방치되거나 소각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폐플라스틱 가운데 오염도가 2% 이하이고 단일소재인 경우에만 수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폐플라스틱 재질만 수입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억제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며, 당장의 수입금지는 전세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UC버클리 환경정책학과 케이트 오닐 교수는 "말레이시아의 금지조치로 더 취약한 국가로 쓰레기가 유입될 수 있다"며 "재활용 산업은 아직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했으며, 수출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