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앗아간 가수의 목소리...수퍼톤 AI가 되살렸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2-27 10:21:31
  • -
  • +
  • 인쇄
▲JTBC 특집 프로그램 '리얼라이브'의 주요 장면 (사진=하이브)

불의의 사고로 가수 생활을 포기해야만 했던 보컬리스트가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옛 목소리를 되찾았다.

수퍼톤은 지난 19일과 26일 2회에 걸쳐 방영된 JTBC 특집 프로그램 '리얼라이브(RE-Alive)'에서 선보인 '더 크로스'의 신곡에 AI 음성 기술을 지원했다고 27일 밝혔다.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장애를 얻은 더 크로스 멤버 김혁건이 예전처럼 노래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수퍼톤은 김혁건의 목소리와 창법 등을 AI 기술로 복원해 더 크로스의 신곡에 적용했다. 김혁건은 디지털 트윈(현실의 실물을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으로 구현된 전성기 시절의 자신과 함께 무대에 올라 듀엣으로 신곡을 열창했다. 장애로 인해 호흡이 짧아져 소화하기 어려운 파트는 디지털트윈의 김혁건이 맡았다.

수퍼톤은 앞서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김현식, 김광석, 터틀맨(임성훈), 임윤택, 유재하 등 고인이 된 가수의 음성을 AI 기술로 재현한 바 있다. 작고한 아티스트의 음성을 AI로 학습해 최신곡을 부르는 모습을 연출하며 아티스트를 다시 추억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이번 더 크로스 신곡 작업은 살아있는 아티스트의 목소리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인데다 듀엣곡이어서 기존 작업보다 더 난도가 높았다. 사고 이전 김혁건은 특유의 폭발력있는 샤우팅 창법을 구사했으나 현재는 사지마비로 인해 이전과 같이 노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수퍼톤은 음원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동안 방송된 김혁건의 음성 20년어치를 수집했다. 수집된 김혁건의 목소리는 데이터 학습을 통해 AI 음성화했다. 이어 다양한 창법의 보컬 음색을 생성했고, 각 음성 마디마다 유효한 창법을 조합해 최적의 음원을 완성했다. 

작업 중 가장 까다로웠던 부분은 김혁건의 전성기 시절 샤우팅 창법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수퍼톤은 그의 샤우팅 창법을 기술로 모사했고, 이를 신곡에 적용해 4옥타브에 이르는 고음까지 음정을 끌어 올리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실존하는 김혁건과 디지털 트윈의 김혁건이 완벽한 하모니로 듀엣 무대를 선보이는 데에도 신경을 썼다.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도록 AI 음성 생성과 김혁건의 스튜디오 녹음을 수차례 반복하며 음색과 바이브레이션, 화음을 맞췄다.

작업 과정에서 약 20년 넘게 김혁건의 목소리를 들어온 더 크로스 멤버 이시하는 "확실히 김혁건 특유의 창법이 느껴진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무대를 마친 김혁건은 "AI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이렇게 힘든 컨디션에도 라이브 무대를 성공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퍼톤 이교구 대표는 "이번 협업 사례는 아티스트가 어떤 물리적 한계에서도 음악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의 순 기능을 보여준 것"이라며 "방송 이후에도 더 크로스가 계속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