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1주일째 꺼지지 않는 '산불'...고온과 강풍이 화마 키웠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3-04 13: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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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2번째,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규모
텍사스 기온 증가세...고온·저습에 강풍 맞물려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만에 서울의 7배가 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든 가운데 기후위기가 발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텍사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부터 서북부 팬핸들 지역에서 발생한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산불의 피해면적이 이날 오후 기준 총 107만8086에이커(약 4363㎢)로 집계됐다. 서울(약 605㎢)의 7배가 넘는다. 미국 역사상 2번째, 텍사스주 역사상 최대규모 산불이다.

이번 산불로 80대 여성이 자택에 옮겨붙은 불에 숨졌고, 40대 트럭운전사가 도로주행 중 화염에 휩싸여 사망하는 등 총 2명의 인명피해가 확인됐다. 주택은 500여채가 전소됐다. 특히 1200만여마리의 가축을 기르는 지역 축산업에도 큰 타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120년 역사를 지닌 '터키 트랙 목장'은 목장 부지의 80%에 달하는 8만에이커(324㎢)가 불탔다.

화재가 발생한지 일주일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진화율은 15%에 불과하다. 산불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쓰러진 전신주가 불꽃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산불이 삽시간에 번졌던 점, 주로 3~5월 산불이 빈발하는 텍사스에서 이례적으로 2월에 발생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기후위기로 인해 예년보다 기온이 높았던 게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텍사스A&M대학교 대기과학과 존 닐슨-개먼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온도가 높으면 평원에 강한 바람이 불게 되고, 습도가 낮아져 발화가 용이한 상태가 된다"며 "고온, 저습, 강풍 3개 조건이 맞물렸기 때문에 산불이 급속도로 확대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산불의 첫 발화지역인 '스모크하우스 크리크' 인근 도시인 애머릴로는 당일 낮 최고기온은 27.8℃로, 예년 낮 최고기온 평균치인 12.2℃를 한참 웃돌았다. 지난 2021년 텍사스주 기후보고서는 1975년 이래 매 10년마다 텍사스 평균기온이 0.34℃씩 오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닐슨-개먼 교수는 "통상 팬핸들 지역은 4월에 녹음이 무르익으면서 화재 위험이 낮아지는데, 올해의 경우 봄과 여름이 가물고 기온이 높을 전망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며 텍사스의 '산불철'이 모호해지면서 연중 지속되는 위협으로도 탈바꿈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한편 최근 텍사스주에서는 산불이 빈도와 강도를 더해가면서 주택 보험료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주택 보험료율은 2019~2023년 53.6% 증가해 애리조나주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 주민 설문조사에서는 텍사스 주민의 88%가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손해보험 비용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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