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국민건강 위협...'탈석탄 선언'하고도 석탄투자 늘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28 11:17:19
  • -
  • +
  • 인쇄
연금보험료로 대기오염 유발 석탄투자
2021~2022년 조기사망자 1968명 발생
▲말뿐인 '탈석탄 선언' 3년을 맞아 국민연금공단을 비판하는 액션을 취하는 활동가 모습 (사진=빅웨이브)


국민복지를 위해 설립된 국민연금공단이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석탄발전소 투자를 늘리고 있어 당장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8일 제22대 국회에 입성한 한정애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왕진 당선자(조국혁신당) 등 '기후 당선자'들과 기후솔루션, 빅웨이브 등 국내 기후환경단체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연금은 3년전 '탈석탄 선언'에도 불구 석탄투자를 오히려 늘렸다"며 "국민과 세계를 상대로 한 기만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5월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의 확산은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원칙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며 석탄채굴‧발전산업에 대한 투자제한 전략을 도입하는 '탈석탄 선언'을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투자 제한은커녕 어떤 기준에 따라 투자를 제한할 것인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석탄 투자 제한 기준에 대한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최종 보고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았다.

심지어 국민연금은 '탈석탄 선언' 이후 석탄투자를 되레 늘리고 있다. 독일 비영리단체 우르게발트 등 25개 단체가 발표한 2022년 '세계 석탄 퇴출 리스트'(Global Coal Exit List)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석탄 투자규모는 '탈석탄 선언'을 한 2021년에 비해 2022년 오히려 14억달러(약 1조6700억원) 늘었다. 또 기후솔루션 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석탄발전 기업인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자회사의 채권에 투자한 금액도 2018년 10조2400억원에서 2023년 5월 18조9800억원으로 85.4% 증가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석탄투자를 지속할 경우 국민건강에 위해를 가한다는 점에서 특히 문제가 심각하다.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기후솔루션의 합동조사에 따르면 2021~2022년 국민연금의 석탄발전 투자로 늘어난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이 국민건강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결과, 전국적으로 1968명의 조기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발전소 6기가 위치한 인천의 이충현 인천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황과 질소산화물, 초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물질은 조기사망률 증가뿐 아니라 어린이 천식 환자, 미숙아 출산 등을 유발한다"며 "국민연금은 한 쪽에서는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외치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기후위기 가속과 국민건강 위협으로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국민연금은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투자 방침이 금융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하지만 글로벌 5대 연기금과 비교해 기후 리스크 대응 속도도 느려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석탄발전 투자는 좌초자산 가능성이 높은 재무적으로 위험한 투자,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여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반환경적인 투자, 미세먼지의 주 원인으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반도덕적 투자"라며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이러한 투자를 연장시키고 있는 지금의 투자 행태는 무책임하고 재무적으로도 우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날 기후단체들과 당선자들은 "'탈석탄 선언'을 하고도 석탄투자를 늘리는 국민연금의 기만을 오는 30일 출범하는 22대 국회에서는 끝내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이 △올해까지 석탄발전 매출 비중 30% 이상 기업에 투자를 제한하는 기준(석탄투자 제한기준)을 조속히 도입할 것 △2040년 금융배출량 넷제로 목표를 선언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차, 올해 청년 7200명 신규 채용...내년엔 1만명 확대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총 7200명을 신규 채용한다고 18일 밝혔다. 내년에는 청년 채용 규모를 1만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현대차그룹의 청년

롯데카드, 해킹으로 297만명 정보 털렸다...카드번호, CVC까지 유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피해규모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카드는 피해 고객 전원에게 전액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이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기후/환경

+

[주말날씨] 전국 또 '비소식'…강릉 저수율 27.7%까지 회복

이번 주말 전국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비가 내리겠다. 특히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도 비가 내릴 예정이다.19일 오후부터 전국에 내리기 시작

가뭄이거나 폭우거나...온난화로 지구기후 갈수록 '극과극'

전 지구적으로 기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글로벌 수자원 현황 2024' 보고서를 통해 수개월째 비가

"재생에너지 188조 필요한데…정책금융 투자액은 여전히 안갯속"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설비에 188조원을 투자해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 대부분은 재생에너지보다 화

지역 1인당 교통 배출량, 서울의 2배…"무상버스가 대안"

비수도권 교통 배출량이 서울의 2배에 달하면서 '무상버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녹색전환연구소가 18일 발표한 보고서 '작은 도시의 교통 혁명,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