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기후손실 '눈덩이'인데...'손실 및 피해기금' 6개월째 '잠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1 16:44:33
  • -
  • +
  • 인쇄
6개월새 대규모 기후재난 손실액만 410억불
기후금융 동원해 피해국 대한 보상 서둘러야
▲지난 6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실이 공개한 브라질 히우그린지두술주의 대홍수로 파괴된 주택들 (사진=AFP/연합뉴스)


최근 6개월 사이에 전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폭염 등 기후재난이 발생해 410억달러(약 56조5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이들의 피해복구를 돕는 '손실 및 피해기금'은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여전히 잠자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손실 및 피해기금'을 포함한 COP28 결정사항의 이행을 돕는 부속기구회의에서 영국 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기후붕괴 2024' 보고서를 통해 기후위기 피해가 개발도상국에 집중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손실 및 피해기금'의 조속한 집행을 촉구했다. '손실 및 피해기금'은 지난해 11월말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되면서 처음으로 재원이 형성됐다.

보고서에서는 최근 6개월 사이에 발생한 4건의 대규모 기후재난이 빚은 사상자를 언급했다. 올 4월 동남아시아와 인도 일대를 동시에 덮친 폭염은 미얀마에서 1500여명, 태국과 방글라데시, 인도에서 100여명을 숨지게 만들었다. 이어 올 5월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한 폭우는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켜 559명을 숨지게 했다. 지난 5월 브라질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169명이 숨졌고, 아랍에미리트(UAE)에는 올 4월 1년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면서 '돌발홍수'가 발생해 214명이 숨졌다. 4건의 기후재난으로 2539명이 사망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도로와 다리 등 사회기반 인프라가 훼손되면서 41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보고서는 이 수치가 보험가입을 기반으로 추산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보수적인 규모라고 주장했다. 개발도상국보다 더 빈곤해서 보험 가입자가 거의 없는 저소득국가들의 피해규모는 아예 통계조차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일례로 파푸아뉴기니는 수주간의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2000여명이 매몰됐지만, 이번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보고서는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COP28 부속기구회의에서 수세기동안 온실가스를 배출해온 선진국들이 '손실 및 피해기금'이 운용가능하도록 조속히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연합(UN)은 2030년에 이르면 연간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 및 피해가 290억~580억달러(약 40조~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까지 마련된 '손실 및 피해기금'은 6억달러(약 8270억원)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기후싱크탱크 파워시프트아프리카의 무함마드 아도우 소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우 적고, 전력믹스의 90%가 재생에너지인 케냐에서만 폭우와 산사태로 1만2000마리의 가축이 죽고 수천에이커의 농경지가 파괴돼 많은 이들이 굶주리고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며 "기후불평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책임이 큰 북반구 국가들이 기후금융을 동원해 피해국들의 기후적응을 돕고 피해보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