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비상]국내 RE100기업 재생에너지 전환 못하면 2.8조 EU관세 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6 08:01:02
  • -
  • +
  • 인쇄
2026년부터 전기도 EU CBAM 규제품목
RE100 기업 화석연료 전기 의존도 91.3%


유럽연합(EU)의 전기 탄소발자국 규제로 국내 RE100 기업들이 내야 하는 탄소세가 2조86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뉴스트리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36개 RE100 기업들이 지난해 사용한 전력량 5만6936기가와트시(GWh)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 8.7%를 제외하고 화석연료 전력사용량을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입하면 2조8632억원이 산출된다. 36개 RE100 기업들의 지난해 전력사용량은 지난 9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공개한 것이다.

EU가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하는 CBAM의 6개 규제 대상품목에는 '전기'가 포함돼 있다. 이는 기업이 사용한 '전기'에 대한 직·간접 탄소배출량(스코프 1·2)만큼 탄소배출권 가격과 연동된 관세 즉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CBAM 시행이 1년 2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난해 국내 RE100 기업들은 전체 전력사용량의 91.3%인 5만1983GWh를 화석연료로 조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력발전소의 탄소배출량을 전기발전량으로 나눈 값을 '국가 전력배출계수'로 정해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력 1킬로와트시(kWh)당 0.459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RE100 기업들의 전기 부문 탄소배출량을 따져보면 2386만톤이다.

지난해 EU 배출권거래제(ETS)에서 거래된 탄소배출권의 평균가격이 1톤당 85.3유로(약 12만원)이었다. 이 가격으로 RE100 기업들이 지난해 화석연료 전력발전으로 배출한 2386만톤에 탄소세를 부과하면 무려 2조8632억원이 산출된다. 2026년부터 우리 기업들이 유럽에 제품을 수출할 때 이 비용을 고스란히 관세로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다.

게다가 전기 탄소발자국이 탄소규제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규제는 앞으로 더 강화될 조짐이다. 제품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기가 전체 탄소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의류의 경우 30% 이상, 건설용 철강 및 가전제품의 탄소배출량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유럽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이어 에코디자인 규정(ESPR)까지 시행될 예정임에 따라 전기 탄소발자국에 대한 페널티는 점점 더 늘어갈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6년 CBAM에 이어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ESPR은 스코프 1·2뿐 아니라 전력발전에 쓰인 화석연료를 조달한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인 스코프3까지 포괄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스코프3를 반영해 산출한 우리나라의 국가 전력배출계수는 1kWh당 0.512kg이다. 여기에 탄소국경조정세가 적용될 경우 국내 RE100 기업들이 물어야 할 관세는 3조1938억원으로 늘어난다. 스코프 1·2만 따졌을 때보다 3300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물론 RE100 기업이 모든 품목을 전부 EU에만 수출하는 것은 아니고, ESPR은 스코프3 배출량 공개를 강제할 뿐 이에 따른 추가 관세를 적용할지는 정해진 바 없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 "다만 결국 스코프3도 관리범위 안에 넣겠다는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이산화탄소 외의 6개 온실가스도 산정범위에 포함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