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경쟁 좌우할 '전기 탄소발자국'...韓 213개국 중 104위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8 08:01:02
  • -
  • +
  • 인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전기의 탄소집약도는 전세계 213개국 가운데 104위로 전기의 탄소발자국이 높은 수준이다.

영국 저탄소전환 컨설팅업체 카본풋프린트(Carbon Footprint)가 지난 9월 공개한 2017~2022년 국가별 '전력배출계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전기의 탄소발자국은 1킬로와트시(kWh)당 0.488kg이다.

'전력배출계수'는 1년동안 전력발전소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를 전기발전량으로 나눈 값으로, 에너지믹스에 따라 이 계수는 달라진다. 따라서 국가의 전력배출계수가 높다는 것은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원의 탄소집약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제품생산에 전기는 중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전력배출계수'는 탄소규제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의류 탄소배출량의 30% 이상, 건설용 철강 및 가전제품의 탄소배출량 70% 이상이 '전기'가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온실가스 통합 통계체계 구축을 목표로 출범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탄소감축포럼(IFCMA)은 올해말 전력배출계수 산정방식 고도화 논의를 담은 '탄소집약도 작업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일례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제한된 연도의 전기 탄소집약도는 그렇지 않은 연도보다 높을 것이기 때문에 기상조건과 발전시설별 사용시간에 따른 집약도를 따질 정도로 정밀하게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러하지만 우리나라 국가 전력배출계수는 2017~2022년 전세계 213개 국가 가운데 81~104위를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022년 전세계 국가 전력배출계수 평균값은 0.439kg이였지만 우리나라는 국가 전력배출계수가 이보다 높은 0.488kg을 기록했다.

이는 빠르게 전력배출계수를 낮추고 있는 유럽 선진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리나라 국가 전력배출계수는 2017년 0.561kg에서 2022년 0.488kg으로 13% 줄었다. 반면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 경제규모가 가장 큰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6개국의 평균 국가 전력배출계수는 2023년 11월 0.253kg이었다. 이는 지난 2018년 0.330kg보다 23.3%나 줄인 것이다.

유럽의 전력배출계수 감소추세는 앞으로 더 빨라질 전망이다. 유럽 환경청(EEA)은 지난 6월 유럽연합(EU) 역내 국가별 전력배출계수를 공개하면서 회원국 사이의 전력배출계수 간극이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을 문제삼았다. 2022년 기준 스웨덴 국가 전력배출계수는 0.008kg, 룩셈부르크 0.062kg, 핀란드 0.062kg인 반면 폴란드는 0.681kg, 에스토니아는 0.693kg일 정도로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EEA는 역내 전기요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가별 전력배출계수 간극의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재생에너지 발전원을 더 빠르게 배치하는 한편 EU 전역의 전기 인프라를 최적화할 수 있는 추가적인 조처를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국가 전력배출계수는 곧 제품별 전력배출계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들 역시 제품별 전력배출계수를 낮추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공사에서 전기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확인될 수 있는 PPA를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력망은 네트워크 방식으로 한전의 관리 하에 전체가 묶여있다보니 어떤 전기를 어디에 사용하는지 꼬리표가 없다"면서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를 PPA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명확하게 구분짓지 않는 이상 제품의 전기 탄소집약도를 구할 때 국가 전체 평균값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경기도 "기후행동 실천하면 방화복 재활용한 의류·가방 드려요"

일상에서 기후행동을 실천하면 폐방화복을 재활용한 의류와 가방을 받을 수 있다.경기도는 기후행동 이벤트 '방화복의 두 번째 이야기'를 오는 11월 19

글로벌 은행들 말로만 '화석연료 중단'...실제 투자중단한 곳은 'O'

글로벌 대형은행 가운데 신규 화석연료 생산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22일 영국 정치경제대학(LSE) 글로벌기

서울우유 멸균팩 '알루미늄 뺐다'...재활용 분리배출 가능

멸균팩은 음료를 장기간 보존하기는 좋지만 속지로 사용한 알루미늄 때문에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처음으

KGC인삼공사 '사내 발명데이' 개최...27건 아이디어 접수

KGC인삼공사가 지난 14일 과천에 있는 R&D센터에서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장려하기 위한 '정관장 발명왕·발명데이' 행사를 개최했다고 2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상반기 ESG평가 S등급 '싹쓸이'

신한금융, 네이버,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KT 등 6개사가 한국ESG평가원에서 실시하는 올 상반기 ESG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국ESG평가원은 지

“CO₂감축만으로 부족해”...구글 '슈퍼 온실가스'까지 감축한다

구글이 이산화탄소를 넘어 메탄과 냉매가스 등 '슈퍼오염물질(super-pollutants)' 감축에 나섰다.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은 단기

기후/환경

+

열대야가 부른 '수면 위기'…기후변화로 수면패턴 깨진다

열대야가 길어지면서 기후위기가 인간의 수면 패턴까지 흔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여름에 발생하는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스티로폼 미세플라스틱 흡입하면 '폐조직 손상' 유발

스티로폼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유입되면 폐를 손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국가독성과학연구소 이규홍·우종환 박사와 전북대

뉴스트리, 세명대 '기후위기 팩트체킹 취재 지원사업'에 선정

뉴스트리가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이 주최한 '2025년도 2차 기후위기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사업'에 선정됐다.언론의 기후위기 대응 보도를 장려

WTO "보건정책 핵심의제는 기후위기"...아태지역 국가에 변화 촉구

세계보건기구(WHO)가 기후위기를 건강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보건정책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WHO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기후·

글로벌 은행들 말로만 '화석연료 중단'...실제 투자중단한 곳은 'O'

글로벌 대형은행 가운데 신규 화석연료 생산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22일 영국 정치경제대학(LSE) 글로벌기

멸종위기 담수어 '어름치와 감돌고기' 5000마리 방류

멸종위기종인 어름치와 감돌고기가 금강에 방류됐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는 21일 충남 금산군 금강 상류지역에서 멸종위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