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日 그린피스 참관인 "플라스틱 생산규제해야 산업전환 빨라져"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30 16:11:53
  • -
  • +
  • 인쇄
▲히로타카 코이케 그린피스 일본 정치 및 외부관계 담당 ⓒnewstree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 만난 그린피스일본 참관인은 현재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좋든 싫든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협약을 강력하게 마련해 석유화학업계가 전환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일본에서 11년째 활동하고 있는 히로타카 코이케씨는 이번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에 일본측 옵저버(참관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정치협상 및 정책추진 전문가로, INC를 비롯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도 수차례 참여한 바 있다.

이번 5차 회의가 마지막 협상자리인만큼 각국 대표단들은 최종성안에 '플라스틱 생산규제' 포함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파나마, 피지 등의 태평양 연안국가들은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석유화학 산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들이나 산유국들은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 코이케씨는 "정부는 석유화학업계가 입을 피해를 고려해 국제적으로 감축목표를 수립하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석유화학업계가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려면 강력한 협약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석유화학업계의 점유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생산설비들도 좌초자산이 될 것"이라며 "협약내용이 강력해지면 일본 정부는 석유화학업계의 전환을 지원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강력한 규제가 오히려 석유화학업계의 전환을 앞당겨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내에서는 이미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소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본 카네카는 100% 식물성 소재로 만든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미국과 유럽으로 판로를 확장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아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플라스틱 생산이 규제되면 일본에서도 빠르게 전환이 일어나 카네카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미 일본에서 석유화학업종은 하락세로 접어들어 빠르게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으로 감축목표가 정해진다고 해도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일본산 에틸렌 가격은 수입원료의 비용상승으로 미국산보다 가격이 2배 비싸, 일본 제조사들은 일본산 대신 수입산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자국산 화학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코이케씨는 "일본 석유화학업계도 바이오나 생분해 플라스틱 등 대체원료에 투자하고 있지만 강력한 규제가 없으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게 된다"면서 "그래야 시장에 명확한 신호가 보내져 전환이 더 빠르게 앞당겨질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석유화학업계는 사업을 접을 것인지, 전환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부산=이재은 기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사고발생한 기업들 ESG 순위도 추락...산재로 감점 2배 증가

자산 2조원 이상의 대기업 가운데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 유한양행, 풀무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올 하반기 서스틴베스트 ESG 평가에서 상위에 랭크

대주·ESG경영개발원, ESG 컨설팅·공시 '협력'

대주회계법인과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ESRS·ISSB 등 국제공시 표준 기반 통합 컨설팅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양사는 14일 ESG 전략·공시&mi

기후/환경

+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대기의 강' 때문?...美 LA에 역대급 폭우로 '물난리'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에 폭우가 나흘 넘게 이어지면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17일(현지시간)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