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연달아 지진·화산...후지산 폭발 가능성 '모락모락'

손민기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3 17:32:28
  • -
  • +
  • 인쇄
대만과 일본, 필리핀에서 연달아 지진과 화산
'난카이 대지진'의 전조?...공포 확산되는 일본
▲일본 후지산 (사진=AP 연합뉴스)


몇 일전 일본과 대만에서 규모 6.9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23일(현지시간) 필리핀에서도 규모 5.7와 5.4 지진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 릴로안 지역에서 남동쪽으로 약 7㎞ 떨어진 곳에서 23일 오전 7시39분께(현지시간)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진원 깊이는 9㎞였다. 같은 날 오전 11시 41분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잠보앙가델노르트주 시오콘 마을에서 북서쪽으로 9㎞ 떨어진 앞바다에서도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진원 깊이는 10㎞였다.

필리핀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있어 지진과 화산활동이 빈번하다. 하지만 올들어 유독 '불의 고리' 지역에서 지진과 화산활동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일본 규슈 인근 해역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관측됐고, 16일(현지시간)에는 인도네시아 북동부 할마헤라섬에 있는 이부 화산이 분화했다. 또 21일 대만 남부 도시 타이난시에서도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다.

게다가 일본은 지진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화산이 분화하고 있다. 미타케산, 사쿠라지마, 미야케지마, 스와노세지마 등의 활화산에서 연이어 분연과 화산성 지진이 관측됐다. 21일 사쿠라지마의 폭발적 분화, 미타케산의 분연과 300회의 화산성 지진이 일어났다.

최근 일주일 사이 대만과 일본, 필리핀에서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지진과 화산이 폭발하고 있는 것은 필리핀해양판과 유라시아대륙판의 충돌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한민국 주변 주요 판들 (사진=위키미디어)


우리나라 주변에는 필리핀해양판과 유라시아대륙판 그리고 태평양판이 존재한다. 이 판들은 모두 '불의 고리'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조산대를 이루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에 속하는 아무르판 위에 있어 지진이나 화상같은 재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다.

판과 판 사이의 경계부근은 원래 지진과 화산 활동의 빈도가 잦다. 그래서 '불의 고리'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쉬지않고 지진과 화산 활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최근에 이런 지각활동이 더 빈번해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최근들어 잦아지고 있는 필리핀판과 유리사아판의 충돌에 의한 지진이 '난카이 대지진' 전조 증상이 아닐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난카이 대지진이 300년 넘게 잠잠한 후지산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당국도 올 1월 1일 대지진 발생 가능성을 '70~80%'에서 '80%'로 상향하고 후지산 화산폭발에도 대비하고 있다.

해발 3776m의 후지산은 지난 5600년간 약 180회 분화했다. 평균 30년에 한번꼴은 분화했지만 1707년 '호에이 대분화' 이후 지금까지 분화한 적이 없다. 후지이 도시쓰구 도쿄대 명예교수는 "과거 분화로부터 3세기가 지나면서 그만큼 마그마가 쌓여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언제 분화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말그대로 시한폭탄이라는 것이다.

화산은 일반적으로 분화를 통해 에너지를 밖으로 배출한다. 1707년 분화 당시 2조5000억엔(약 23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300년간 에너지를 축적해온 후지산이 지금 폭발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300년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천문학적 규모가 될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후지산이 폭발하면 용암과 뜨거운 가스 등으로 사망하는 사람보다 화산재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 후지산이 1707년 호에이 대분화 수준으로 폭발하면 도쿄와 주변 지역에 도쿄돔 약 390개 분량인 4억9000㎥의 화산재가 쌓인다. 이는 야구장과 콘서트장 등으로 사용되는 도쿄돔은 부피가 약 124만㎥이고, 면적은 약 4만7000㎡이다.

화산재 때문에 도쿄 인구 1418만명을 포함해 최대 2670만명이 피난을 떠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 수도권 인구의 약 60% 비중이다. 또 화산재로 모든 교통수단이 마비되면서 물자 수송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이 때문에 약 2700만명이 생필품을 조달받지 못할 수 있고, 약 3600만명이 정전으로 어둠에서 살아야 할 수 있다.

후지산이 폭발하면 우리나라도 피해를 볼 수 있다. 해양과학 전문가인 김성용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는 "후지산이 폭발한다면 화산재는 대부분 편서풍의 영향으로 동쪽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난류 현상으로 우리나라로 바람이 불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국내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일본 화산 폭발 이후 화산재가 경상남도 합천 지역까지 날아온 경우도 있다. 화산재는 물에 젖으면 전기가 통하는 성질이 생겨 누전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화산폭발지수를 0~8까지 보는데, 8정도 수준의 슈퍼화산 폭발이 일어난다면 일본 열도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기후에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며 "과거 7정도 화산 폭발이 일어났을 때 화산재가 햇빛을 막아 기온이 떨어지는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