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벽도 인식하는 자율주행 SW기술 개발..."비용 90% 절감"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26 09: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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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개발한 PINMAP을 적용한 로봇이 투명 유리 장애물을 인식하는 실험 모습 (사진=DGIST)

투명한 유리벽을 인식하고 충돌을 방지하는 자율주행기술이 개발됐다. 고가의 센서 비용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비용을 9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대구과학기술원(D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박경준 교수 연구팀은 저렴한 센서만으로도 유리벽 같은 투명한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별도의 장비 추가없이 기존 로봇에 바로 적용 가능하면서도, 기존 고가 장비 못지않은 인식 성능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고가 라이다와 유사한 인식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비용은 1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병원, 공항, 쇼핑몰, 물류창고 등 유리나 투명 아크릴 벽이 많은 실내공간에서 자율주행로봇의 충돌사고를 줄일 수 있고, 서비스 로봇의 대규모 보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로봇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길을 찾기 위해 일반적으로 '라이다 센서'를 사용한다. 이는 빛을 쏘아 반사 시간을 측정해 거리와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레이저 눈' 역할을 한다.

저가 라이다는 유리처럼 투명한 물체를 인식하지 못해 빈 공간으로 오인하고, 이는 충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고가의 라이다나 초음파 센서, 카메라를 추가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비용이 수십만~수백만원까지 증가하고, 시스템도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었다.

디지스트 박경준 교수팀은 이처럼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센서는 그대로 두고 소프트웨어만 바꿔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 '핀맵(PINMAP, Probabilistic Incremental Navigation-based Mapping)'을 개발했다. 핀맵(PINMAP)은 저가 라이다가 간헐적으로만 감지하는 희소한 포인트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고 누적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리벽의 존재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 알고리즘은 ROS2 생태계에서 널리 쓰이는 오픈소스 도구인 Cartographer(지도 작성), Nav2(경로 설정)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기존 시스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갖췄다. 결국 센서는 그대로 두고,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을 바꿔 소프트웨어만으로 저가 라이다의 인식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로 디지스트 건물 내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핀맵(PINMAP)이 유리벽을 96.77% 정확도로 탐지해냈다. 동일한 저가 라이다를 사용한 기존 방식(Cartographer-SLAM)은 탐지율이 거의 0%에 그친 것과 비교해, 단순한 소프트웨어 차이만으로도 압도적인 성능 향상을 보였다.

박경준 교수는 "핀맵(PINMAP)은 하드웨어 성능이 곧 시스템 성능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뒤집고, 소프트웨어가 센서의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며 "고성능 장비에 의존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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