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이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도입한 기업은 미도입 기업보다 평균 부가가치가 7.6%, 매출이 4%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지난 8일 'AI 도입이 기업 성과 및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017~2023년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기업 단위의 AI 도입 효과를 실증 분석했다.
분석 결과, AI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도입 이전 대비 부가가치와 매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입 이후에는 상위성과 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의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SGI는 "AI 도입이 정량적 성과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노동생산성과 총요소생산성(TFP) 등 생산성 지표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SGI 김용미 연구위원은 "J-커브 효과나 데이터 한계로 인해 AI의 생산성 영향이 지연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정교한 정량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기업의 전체 AI도입률은 2018년 2.8%에서 2023년 6.4%로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산업 간 편차는 컸다. 정보통신업은 도입률이 약 26%로 가장 높았지만, 제조업은 4%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SGI는 제조업의 AI도입이 지체되는 이유로 "설비 환경이 복잡하고,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변수들이 범용 AI로는 충분히 분석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조업 중심 국가인 일본과 독일도 도입률이 낮은 편이지만, 중국은 산업AI 개발과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어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SGI는 AI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 제조업 특화 거점 조성, AI인재 양성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디지털 전환, 데이터 확보, 보안 체계 구축 등에서 자원 제약이 크기 때문에, 맞춤형 컨설팅과 고성능 컴퓨팅 자원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양수 SGI 원장은 "AI도입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 지원을 넘어서 경영진의 판단 역량과 전략적 대응이 핵심"이라며 "정부는 리더십 강화를 포함한 전방위적 지원 정책을 통해 산업 전반의 AI 활용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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