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에서 가스난로나 벽난로,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이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확률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호주 멜버른대학교 연구진이 중년 성인 3315명을 10년간 추적해 분석한 결과, 가정 내 난방·조리 방식, 흡연, 곰팡이 노출 등으로 구성된 '가정 내 대기오염(Household Air Pollution, HAP)'에 지속적으로 노출될수록 폐쇄성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oea, OSA)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난방기기(목재, 가스, 전기), 조리방식(가스, 전기), 흡연 여부(능동·수동), 곰팡이 노출 등 7가지 생활환경으로 나누고, 그 조합에 따라 OSA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중 '전기조리 + 에어컨 난방 + 비흡연' 조합을 가장 안전한 기준 집단으로 삼았다.
결과는 뚜렷했다. '목재·가스난방 + 가스조리 + 흡연' 노출군은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확률이 기준 집단보다 약 2.4배 높았다. '가스난방·조리만 사용하는 집단'이나 '목재난방과 흡연을 함께하는 집단'도 위험이 1.3~1.5배가량 높았다. 의료진에게 실제 진단받은 사례를 따로 분석한 경우에도 비슷한 경향이 유지됐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 수면 중 호흡 정지뿐 아니라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질환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은 가족이 지적하거나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기 전까지 알아채지 못하는데, 이번 연구는 그 잠재적 원인이 집안 공기라는 점을 처음으로 대규모 인구집단에서 입증한 셈이다.
연구 책임자인 멜버른대학교 샤야말리 다마지 교수는 "실내 연료 연소, 흡연, 환기 부족은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수면질환의 위험 요소"라며 "중년기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실내 공기질 개선과 환기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벽난로 대신 히트펌프',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 '담배 대신 금연' 같은 선택이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 본인의 폐와 수면 건강을 지키는 실질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공기청정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은 자주 창문을 열어 바람을 통하게 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연구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6월 3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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