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에너지 대란 오나?...이스라엘-이란戰에 에너지 공급망 '휘청'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6 10:47:39
  • -
  • +
  • 인쇄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대국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타격하면서, 국제유가가 일주일 사이 13% 넘게 급등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가 대응을 시사했고, 전문가들은 전쟁 확산이 전세계 에너지 흐름과 공급망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습은 지난 주말 시작됐다. 이스라엘 무인기들이 이란 남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천연가스 처리시설 2곳과 수도 테헤란 인근 주요 석유 저장소를 타격했다. 이란은 하이파 정유소를 미사일로 반격해 일부 송유관 가동을 중단케 했다. 해당 시설들 모두 자국 내 연료 공급과 수출 기반을 담당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에스마일 코우사리는 14일(현지시간) "우리는 적을 응징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다"며 "군사적 대응은 전체 대응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했는데, 이 해협은 세계 해상 석유 운송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실제 봉쇄가 이뤄질 경우 이스라엘-이란 충돌 전 63달러 정도였던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이 해협을 폐쇄할 경우 유가가 최소 1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란 역시 원유 수출의 상당량을 해당 해협을 통해 운송하고 있어 완전한 폐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RBC캐피털마켓 헬리마 크로프트 전략총괄은 "미국 제5함대가 바레인에 주둔 중이기 때문에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완전히 차단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유조선 공격, 해역 기뢰 설치 등 간접적 방식의 위협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 타격에 따른 실질적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시장은 불확실성 자체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케플러(Kpler) 원유분석 책임자 호마윤 팔락샤히는 "정유시설 공격은 시장의 심리를 크게 흔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우디와 요르단 등 이스라엘산 가스를 수입하던 국가들도 공급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주력 원유 수출항인 카르그섬에서도 일부 유조선이 입항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이는 중국향 원유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이스라엘 측도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지중해 연안 가스전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산 가스를 공급받던 이집트와 요르단은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의 경우, 정부가 밝힌 전략 비축유는 약 6개월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의 원재료 수입과 제조원가 부담도 향후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장기화되면 기업 투자 위축과 소비심리 악화 등 실물경제 전반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란 내에서는 주말 사이 사용했던 수준으로 공격을 계속 이어간다면 자국 보유 미사일이 1주일 분량에 불과하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전쟁이 장기화되거나 제3국으로 확전될 경우 국제사회의 개입 여부와 대응 등이 에너지 시장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신임 대표이사 박윤영 후보 확정...내년 주총에서 의결

KT 신임 대표로 박윤영 후보가 확정됐다.KT 이사회는 지난 16일 박윤영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이날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박윤영 전

'삼성가전' 전기료 공짜거나 할인...삼성전자 대상국가 확대

영국과 이탈리아 등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절전을 넘어 전기요금 할인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최대 규

[ESG;스코어]서울 25개 자치구...탄소감축 1위는 '성동구' 꼴찌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 온실가스를 2370톤 줄이며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감축 성과를 기록한 반면, 강남구는 388톤을 감축하는데 그치면서 꼴찌

대·중견 상장사 58.3% '협력사 ESG평가 계약시 반영'

국내 상장 대·중견기업 58.3%는 공급망 ESG 관리를 위해 협력사의 ESG 평가결과를 계약시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소기업중앙회가 올 3분기까지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기후/환경

+

내년부터 '탄소세' 부과하는 EU...세탁기 등 180개 제품으로 확대

내년 1월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는 유럽연합(EU)이 CBAM 부과대상 제품을 세탁기와 부품 등 완제품으로 대폭 확대한다.유럽연합(EU)은

인공위성 2.4만개 충돌할까 '아찔'...태양폭풍 닥치면?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가 2만개를 넘어선 상태에서 태양폭풍과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충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李대통령 "한전 왜 발전자회사로 나눴나"…발전사 통폐합에 속도?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 발전부문이 5개 자회사로 나뉜 것에 의문을 던졌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

李대통령 "태양광보다 2배 비싼 해상풍력 왜 짓나?"

이재명 대통령이 에너지 현안을 점검하면서 정치적 입장을 떠나 '경제성'과 '과학'에 근거한 접근방식을 요구했다.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산불 연기 마시면 폐질환 '위험'...연기속 곰팡이 포자 때문

산불 연기에 섞인 곰팡이 포자가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아이다호대 산불과학자 레다 코브지어 박사 연구팀은 산불 연기

수위가 낮아지는 美 오대호...우후죽순 짓는 데이터센터가 원인?

미국 오대호 주변에 데이터센터가 우후죽순 건립되면서 오대호 수위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2019년 이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