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6 11:33:58
  • -
  • +
  • 인쇄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등 조절서비스가 산림 전체의 기능성과 상충하는 양상도 확인됐다.

국민대학교와 국립산림과학원 공동연구팀은 강원도 가리왕산 일대 7개 산림유형 98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생태계다기능성(EMF)과 4개 생태계서비스 항목(공급·조절·문화·지지)에 대한 실증분석을 실시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최근 연구논문을 통해 밝혔다.

연구진은 개별 나무의 키, 잎 질소함량, 목재 밀도 등 생물학적 특성과 함께 경사도, 토양유기물 함량 등 비생물 요인을 계량화해 생태계의 종합 기능지표인 EMF를 산출했다. 이때 각 서비스의 기능간 상호작용과 기여도는 구조방정식모형과 분산기여분석을 통해 정량화됐다.

그 결과, 나무 키의 평균값이 높을수록 문화서비스(경관·휴양 등)와 공급서비스(목재·약초 자원 등)는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 큰 나무는 심미적 만족도와 함께 목재 수확 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같은 지표는 지지서비스(토양미생물 다양성, 질소·인 순환 등)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키가 높은 나무로 구성된 단순림은 식생층과 뿌리 구조가 단순해, 미생물 군집과 토양 생태 기능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지서비스는 평균 강수량, 토양유기물 함량 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항목으로, 나무 키와는 오히려 반비례했다. 활엽수 중심의 혼효림은 다양한 뿌리 구조와 낙엽층을 통해 토양기능 유지에 유리한 반면, 키가 큰 침엽수 단순림은 불리했다.

또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여겨지는 조절서비스(기후조절·탄소저장·재해예방 등)가 전체 EMF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확인됐다. 조절서비스 항목이 높을수록, 공급·문화·지지서비스 간 균형이 깨지며 EMF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기능간 상충관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며 "모든 생태계 기능을 일률적으로 높이는 방식은 오히려 생태계 전체의 복합기능성 확보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Global Ecology and Conservation' 이달 12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