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7 11:31:25
  • -
  • +
  • 인쇄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향후 수조원 규모의 기후재원을 조달하는 핵심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비나시 퍼사드 IADB 기후특별보좌관은 올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이번주 독일 본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이 구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개발도상국의 감축 및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자금 지원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인데, IADB가 추진하는 녹색대출 매입 구상은 이러한 기후재정 논의의 일환으로 소개된다.

퍼사드의 제안은 IADB와 같은 공공개발은행이 개발도상국 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이미 대출된 '성과 좋은' 녹색대출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해당 대출은 민간 은행이 이미 상환을 받고 있는 저위험 자산이지만, 개발도상국이라는 이유로 연기금 등 보수적 투자기관은 직접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 IADB가 해당 대출을 인수하고, 개발도상국의 낮은 신용도를 대신 보증함으로써 민간 기관투자자들도 참여 가능한 구조로 '재포장(securitization)'이 가능해진다. 퍼사드는 "중남미에만 500억달러 규모의 성과 좋은 녹색대출이 존재한다"며 "그 자산을 매입하면 신규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다" 말했다.

매입이 이뤄지면 기존 대출기관은 프리미엄을 받고 자금을 회수하며, 이 자금은 반드시 새로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사용되어야 한다. 퍼사드는 이를 통해 "성공적 프로젝트 경험을 가진 개발자들이 연속적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식은 공공개발은행의 우량 신용등급을 활용해, 민간자본의 기후재정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IADB는 COP30 이전 수개월 내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5억달러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초기 대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기후재정 컨설팅기업 등의 민간 전문가들로부터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시스템아이큐 (Systemiq)의 마티아 로마니 파트너는 "이 구상은 실용적이면서도 혁신적이며, 재정 제약이 예상되는 미래 환경에서 민간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현실적 수단"이라고 말했다.

로마니는 "이번 계획은 현지 민간은행의 대출을 유동화(securitization)해 기관투자자 기준을 충족시키고,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의 동력으로 만드는 방식"이라며 "현지 은행과의 직접 협력을 통한 시도가 새로운 점이며, 중남미 지역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2035 NDC' 뜸 들이는 EU...기후 선도그룹 위상 '흔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한 감축목표를 기한내에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회

태양빛으로 방사능 오염된 토양 정화하는 '인공식물' 개발

태양빛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인공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울산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김성균 교수연구팀은 태

강릉 저수율 16.5%까지 상승...수요일 또 강릉에 '반가운 비'

강릉 시민들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6일 오전 6시 기준 16.5%를 기록했다. 주말 전후 오봉저수지 인근에 내린 81㎜의 비가 지

폭염 극심했던 유럽...올해 이상기후로 입은 피해 '70조원'

올해 극한기후로 인해 유럽이 약 430억유로(약 70조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ECB) 연구팀은 올여름 폭염과 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