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서 화산재 기둥이 최대 6km 높이까지 치솟았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화산재는 태평양 방향으로 퍼졌으며, 인근 거주 지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화산이 위치한 크로놋스키 자연보호구 관리소 측은 "새벽 6시쯤 분화가 시작돼 직원들을 긴급 대피시켰다"고 했다.
크라세닌니코프화산의 분화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첫 사례다. 러시아 화산분화대응팀 책임자 올가 기리나는 국영 RIA통신에 "크라셰닌니코프화산의 역사적으로 확인된 첫 분화이며, 마지막 용암 분출은 1463년 전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분화 직전에는 인근 쿠릴열도 해역에서 규모 7.0 지진이 발생했고, 러시아 당국은 일시적으로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화산의 분화가 강진과 강력하게 연관돼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기리나는 "며칠 전 발생한 8.8 강진과 이번 분화가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진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칠레, 하와이, 일본 등지에 쓰나미 경보를 유발한 초강진이었다.
캘리포니아대 리버사이드 캠퍼스 지진학자 아비짓 고시는 "화산과 지진이 시간적·공간적으로 밀접하게 연속돼 발생한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며 "지구 지질계의 복잡하고 연결된 특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분화에 앞서 캄차카의 가장 활발한 화산 중 하나인 클류체프스코이화산도 지진 발생 직후 활동을 시작했다. 캄차카반도에는 29개의 활화산이 존재하며, 매년 수 차례 분화가 발생해 북태평양 항공 운항에 영향을 준다.
캄차카 비상사태부는 "이번 화산에 오렌지색 항공 코드가 부여됐다"며 항공기 운항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현재 "화산 활동이 다소 줄었지만, 중간 수준의 폭발성 활동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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