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가격 오르나?...보증금제 전국확대 대신 '가격내재화' 추진

박진영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8 10:54:00
  • -
  • +
  • 인쇄
▲쌓여있는 일회용컵 ⓒnewstree

정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종전대로 지방자치단체 자율시행 방침을 유지하는 대신, 일회용컵 가격내재화를 통해 플라스틱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여파로 일회용컵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관계자는 28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전국으로 확대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자체의 자발적 참여와 기관·기업간 협업을 통해 점진적으로 확산될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신 '가격내재화' 방식으로 플라스틱 수요를 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컵에 일정금액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환경부는 당초 이 제도를 2022년 6월 전국적으로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소상공인들의 반발로 한차례 유예했다가 같은 해 12월 세종과 제주에서 시범운영했다.

환경부는 1년간 제주와 세종의 성과를 모니터링해 전국 시행일을 정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자체 자율로 전환하면서 전국 시행을 사실상 접었다. 소상공인 부담과 소비자 불편이 초래되는 것에 비해 재활용 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환경부는 지자체, 기업들과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일회용컵 사용억제를 유도하고 있다. 협약을 체결한 서울랜드와 에버랜드 등은 올 6월부터 사용한 일회용컵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보증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카페거리로 유명한 강릉시는 일회용컵이 아닌 다회용컵 보증금제를 전면 실시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연말까지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일각에서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환경부는 현재까지 이 제도를 부활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도 지난 7월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만으로는 일회용컵 감량 효과가 미흡해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실효적인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읽힌다. 소비자들에게 보증금은 사실상 음료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보증금제를 실시하는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간의 형평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몇 백원의 보증금을 받기 위해 지정된 장소에 반납해야 하는 것도 번거롭다. 이런 여러 이유로 활성화되지 않다보니 플라스틱 저감효과도 미미하다.

이에 환경부는 소비자에게 보증금을 직접 부과하는 대신 일회용컵의 가격을 올리는 '가격내재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관련내용에 대한 연구용역을 이미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격내재화 방식에 대해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사실상 도입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가격내재화'를 진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폐기물 부담금제도처럼 생산업체에게 가격을 분담할지, 아니면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할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며 "컵 가격이 올라도, 커피 가격을 설정하는 것은 소상공인이나 기업이므로,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내부 논의중"이라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보이스피싱 183건 잡은 KB국민은행 직원들..."세심한 관찰 덕분"

KB은행의 한 지점을 찾은 고객이 1억원짜리 수표를 소액권으로 다시 발행해달라고 요청하자, 은행 창구 직원은 고객에게 자금출처와 발행인 정보를 물

빙그레, 임직원 대상 '전자제품 자원순환' 캠페인 실시

빙그레가 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캠페인을 실시했다.빙그레는 14일 '국제 전자폐기물 없는 날'을 맞아 E-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이번

'아시아 녹색금융 평가' 中은 1위인데...한국은 13개국 중 8위

아시아 1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녹색금융 평가에서 한국이 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위를 차지했다.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규근(조국혁신당) 의

LG전자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인도 국민기업으로 도약" 다짐

LG전자 인도법인이 14일(현지시간)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LG전자는 이날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NSE)에서 조주완 CEO, 김창태 CFO, 전홍주 인도법

내년부터 기업 '온실가스 배출허용총량' 16.4% 줄어든다

내년부터 국내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이 현재보다 16.4% 줄어든다.14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

기후/환경

+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호주 열대우림, 탄소흡수원에서 '배출원' 됐다

기후가 점점 더 고온건조해지면서 탄소 흡수원인 열대우림이 역으로 탄소를 배출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연구진은 호주 퀸

CO₂ 농도 사상 최고치…WMO “기후시스템,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기후시스템이 위험단계로 다가서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했다.15일(현지시간) AP통

200개 마을이 고립됐다...멕시코 몇일째 폭우로 피해 속출

기후변화로 인한 폭우가 멕시코 중부와 동부 지역을 강타하며 최소 66명이 숨지고 75명이 실종됐다.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

기후변화에 英 보험시장도 '지각변동'..."주택 수백만채 버려질 것"

기후변화로 홍수가 잦아지면서 미국에 이어 영국의 주택보험 시장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14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영국 보험업계 분석을 인용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