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
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실시한 강릉시는 수일내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계량기 75%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실시하게 될 전망이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기 저수율은 25일 현재 17.4%까지 내려갔다. 15% 밑으로 떨어지면 75% 제한급수가 실시된다. 시는 이대로 가면 28일쯤 저수율이 1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장실 청소를 물티슈로 하거나 색깔 구분없이 옷을 한데모아 세탁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강릉의 한 커뮤니티에서는 "물티슈로 화장실 청소를 했는데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물 절약을 위해 빨래를 모아 색을 구분하지 않고 빨았다", "머리도 맘편히 못 감는다" 등 가뭄으로 인한 절수 조치의 불편에 불만을 내비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다른 네티즌은 "샤워를 하거나 컵을 씻거나 할 때 물을 줄이라고 잔소리를 했는데 딸이 스트레스 받아서 물을 못 쓰겠다며 신경질을 내어서, 물 쓰는 데 눈치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이외에도 생수로 머리감기, 머리감은 물 변기 물로 사용하기, 땀 많이 안난 날은 물티슈로 딲기, 일회용 그릇·나무젓가락·종이컵 쓰기, 생수·햇반·컵라면 사 먹기 등 물 절약 팁을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시민은"음식조리와 설거지에는 물을 아낄 수 없어서 화장실 변기에 벽돌을 넣는 등 소소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물 사용량이 많고 수압이 중요한 세차장과 숙박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시민도 제한급수로 인한 사용 항의를 받아 가뭄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행정기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 시민은 "강릉 해수욕장에 306만명 다녀갔다는데 폐장 늦추다 물 부족 더 심해진 것 아닌가", "왜 고통은 고스란히 강릉 시민들만 지나, 기본 중 기본인 물 대책은 선제적으로 세워야 하는 것 아니느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다른 시민은 "피서객 몰려오면 물이 부족해지는 거 뻔히 알 수 있는데 그전에 조치했어야지"라고 했다. 일부 시민은 지난 23일 '워터밤 속초 2025'가 열린 인근 속초와 상황을 비교하며 가뭄 대비 수준에 아쉬움을 표하며, "여행객들이 와주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현 상황을 고려해 강릉에 오는 것을 잠시 미뤄달라"고 부탁했다.
강릉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 연곡정수장에서 하루 3000톤, 평창과 양양에서 하루 1200톤을 차로 실어와 정수장을 채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후 오봉저수기 하류인 남대천의 물을 오봉저수지로 끌어올리는 사업이 30일 완료되면 이후 물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서울시를 비롯해 춘천시와 원주시 등에서는 강릉시에 급수차를 비롯해 생수를 잇따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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