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1 11:02:16
  • -
  • +
  • 인쇄

▲백화 현상이 발생한 호주의 산호초 (사진=AP 연합뉴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세계 산호초의 84.2%가 백화 수준의 열 스트레스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83개국에서 대량 산호 피해가 관측됐고, 이는 기록된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백화 현상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달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가 그레이트배리어리프(대산호초·Great Barrier Reef)의 산호 상태를 공개한 직후 나왔다. 당시 AIMS의 조사결과는 조사대상 124개 지역 가운데 48%에서 산호 표면적이 줄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대산호초(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길이 2300k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산호 군락지로, 지구 해양생물의 4분의 1이 이곳에 서식한다. 하지만 올초 서부의 닝갈루 리프까지 백화되면서, 호주 전역의 주요 산호초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변색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산호 백화는 수온 상승으로 산호가 공생조류를 내쫓으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단기간이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고온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산호는 대규모로 폐사한다. 산호초는 바다 생물의 25% 이상이 의존하는 '바다의 열대우림'으로, 어업·관광업·연안 방어 등 사회·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호주해양과학연구소(AIMS)는 지난 8월 6일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열스트레스가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호의 회복 속도가 갈수록 느려지고 있어, 생태계가 "되돌릴 수 없는 전환점에 다다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단순한 생태 이상이 아닌 기후위기의 단면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1.5℃에 도달할 경우 전세계 산호초의 최대 90%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백화 사태가 이미 그 문턱에 다가섰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우려했다.

NOAA의 발표는 호주 대산호초에서 확인된 국지적 피해가 지구적 위기의 일부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전세계 산호초의 84%가 이미 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산호 보호와 더불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근본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결과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9월 2일 발표한 'Global Coral Bleaching 2023–2025 Report'와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가 8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근거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