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연합(UN) 창설 80주년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격할 예정이다.
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는 21일 영국 런던의 메소디스트 센트럴홀에서 열리는 유엔 80주년 연설에서 "강력한 세력이 국제협력을 훼손하고 있다"는 내용의 연설을 진행한다. 메소디스트 센트럴홀은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51개국 대표가 모여 첫 유엔총회를 개최했던 역사적 공간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이같은 연설문 내용이 주목을 받는 까닭은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6개 유엔 산하기구를 탈퇴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유엔은 국제기구를 지원하기 않으려는 미국의 정책변화로 인해 심각한 재정위기와 맞닥뜨렸다. 과거 미국은 유엔의 최대 기여국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유엔 지원예산을 20억달러(약 1조5000억원)로 삭감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는 최근 66개 유엔 산하기구와 핵심 기후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미 국무부는 유엔을 향해 "적응하거나, 축소하거나, 사라져야 한다"는 경고까지 날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국의 행보가 국제 인도주의 지원 체계를 위축시키고, 이미 재정난을 겪고 있는 유엔의 평화유지 활동마저 마비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번 연설에서 유엔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조직개혁을 통해 "유엔을 더 민첩하고, 더 유연하고, 더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구로 만들겠다"며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강조할 예정이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그는 이번 연설을 사실상 유엔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정치적 유언처럼 남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구테흐스 총장은 현재 인류가 복합적인 위협에 직면했다는 점을 짚으며 '기후위기'와 '사이버공간의 위험'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특히 세계가 다시 신(新) 군비경쟁에 빠져드는 것에 우려를 표할 예정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해 전세계 군사비 지출은 2조7000억달러"라며 "이는 현재 영국 원조예산의 200배가 넘고, 영국 전체 경제규모의 70% 이상"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기후붕괴의 원인이 의도적으로 외면되는 세력을 문제삼을 예정이다. "지구가 연이어 폭염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화석연료 기업의 이익은 계속 급증했다"며 디지털 공간에서는 "알고리즘이 거짓을 보상하고 증오를 증폭시키며, 권위주의자들에게 강력한 통제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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