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4 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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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

EU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대기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영구적으로 저장하고, 탄소격리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탄소농업 방식에 대한 시행규정이 담긴 '탄소제거 및 탄소농업(CRCF)'을 3일(현지시간) 채택했다. CRCF는 영구적 탄소제거와 탄소 농법에 대한 활동을 인증하는 규정이다. 탄소를 제거한 행위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한 기준이 있었지만, 탄소를 실제로 제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판단 기준이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기업과 프로젝트마다 제거 효과를 제각각 주장해 왔고, 어떤 제거가 신뢰할 수 있는지 가려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번 기준은 기존의 배출 감축 정책과는 구분된다. 배출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산업에서 남는 배출을 다루기 위해, 이미 대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실제로 제거했는지를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항공·시멘트·철강 등 배출을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분야가 주요 대상이다.

CRCF가 규정한 행위는 세 가지다. CRCF는 △탄소저장 기능을 갖춘 직접 공기포집(DACCS) △생물기원 배출물 포집 및 탄소저장(BioCCS) △바이오차 탄소제거(BCR) 등 3가지 유형의 연구 탄소제거 활동을 다루고 있다.

우선 제거된 탄소가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으로 저장돼야 한다. 또 이미 계획돼 있었거나 규제로 인해 자연스럽게 줄었을 배출은 인정하지 않고, 탄소를 제거하기 위해 추가로 시행한 조치로 없앤 탄소만 인정한다. 제거량 역시 측정·검증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번 기준은 의무 규정은 아니다. 다만 EU는 탄소제거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공통의 판단 기준을 필요로 하는 만큼, 시장에서 사실상의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발적 탄소시장과 연계될 경우, 어떤 탄소 제거가 신뢰할 수 있는지 가르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탄소제거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탄소제거 기술이 배출 감축 노력을 늦추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EU는 배출 감축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제거는 감축 이후에도 남는 배출을 관리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 도입이 탄소제거 기술의 실효성을 가르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제거 효과가 검증되지 못할 경우, '탄소제거'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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