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섬에 플라스틱 먹는 박테리아 서식...플라스틱 해결책될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08-13 18:55:48
  • -
  • +
  • 인쇄
해양플라스틱이 만든 생태계 '플라스틱스피어'
수많은 박테리아와 곰팡이들이 공존하며 서식
▲ 태평양 한가운데 떠있는 거대한 '쓰레기섬'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갉아먹고 사는 박테리아가 해양플라스틱 쓰레기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해양 플라스틱에 적응해 살아가는 미생물집단 '플라스틱스피어'(plastisphere)라고 불리는 곳에서 플라스틱을 먹는 사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플라스틱스피어'는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포함한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생태계를 지칭하는 말이다. 현재는 이 의미가 확장돼 게나 해파리 등 해양 플라스틱에 서식하는 생물체들을 모두 아우르는 뜻이다.

이 용어는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의 해양미생물학자 린다 아마랄-제틀러가 2013년 처음 사용했다. 제틀러는 "2010년 플라스틱에 서식하는 유기체 연구를 목적으로 플라스틱 샘플을 채취할 계획이었는데, 이를 묘사할 적당한 단어를 생각하다가 '플라스틱스피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버려지는 플라스틱병의 3분의1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바다로 흘러들어간 플라스틱들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우리가 모두 아는 태평양의 쓰레기섬이다. 이 쓰레기섬의 규모는 프랑스 면적의 약 2배에 이른다. 

이런 쓰레기섬에서 플라스틱에 의존해 다양한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단순한 쓰레기더미를 넘어, 플라스틱을 중심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제틀러 박사에 따르면 플라스틱스피어에는 다른 생태계처럼 광합성하는 유기체, 포식자와 피식자 등이 모두 존재하며, 공생과 기생의 상호작용도 이뤄지고 있다.

다만 플라스틱스피어가 다른 생태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이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또 자연 생태계와 달리, 플라스틱 무더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내구성과 지속성이 뛰어나 서식하는 유기체가 훨씬 빨리 성장하고 확산될 수 있다.

현재 플라스틱스피어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플라스틱스피어의 잠재적 병원균에 대한 연구이고, 다른 하나는 일부 미생물이 탄화수소를 생분해할 가능성에 대한 연구다.

제틀러 박사도 2013년 플라스틱 무더미에서 비브리오균을 발견하기도 했다. 얼마전에는 페트병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도 발견됐다. 이른바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다. 티오클라바sp. BHET1과 바실루스sp. BHET2로 알려진 이 박테리아들은 현재 실험실로 옮겨진 상태다. 플라스틱스피어에서 자라는 새로운 유기체의 발견이었다.

그렇다면 이 박테리아들이 쓰레기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제틀러 박사는 "일부 미생물은 플라스틱을 먹이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이는 연구실에서 박테리아에게 탄소만 공급해 실험한 결과일뿐 실제 자연환경과 다를 수 있다"며, 가능성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