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포문'...블루오벌SK, 13조원 들여 배터리공장 짓는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9-29 16:31:16
  • -
  • +
  • 인쇄
SK이노-포드 합작법인, 美 배터리 공장 3개 건설
SK이노, 美 배터리 생산규모 약 150GWh로 '껑충'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테네시주에 건설 예정인 배터리 제조시설 '블루오벌시티' 예상도 (사진=포드)


미국에 역대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이 들어선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전기자동차 보급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과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SK)는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설립한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블루오벌SK는 두 지역의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공장 건설에 무려 114억달러(약 13조102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포드 118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지금까지 미국에서 건설된 배터리 공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 전기차 배터리 전쟁···'총알' 장전한 포드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연기관을 탈피해 전기자동차로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탄소세 도입 등 탄소중립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드의 전기자동차 점유율은 높지 않다. 2021년 미국 기준 전기자동차 시장점유율의 3분의 2를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고, 제너럴모터스(GM)가 9.5%로 뒤를 이었다. 포드는 5%에 불과하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비중을 적어도 50% 이상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달초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노동조합을 갖춘 미국 자동차 회사를 대상으로 전기자동차 보조금을 인상해 최대 1만2500달러를 제공하는 세제 지원 방안을 내놨다. 테슬라는 노조가 없어 지원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전기자동차의 수요다. 2021년 상반기 미국에서 운용중인 차량에 비춰봤을 때 전기자동차의 비율은 0.4%로 매우 낮다. 전기자동차 수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특히 배터리는 전기자동차 가격의 40%를 차지한다. 포드가 SK이노베이션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가장 큰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부의 세제혜택을 등에 업은 포드는 전기자동차 시장점유율 확대 차원에서 우선 배터리부터 확보하고자 했던 것이다.

포드는 이미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와 협력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원료를 재활용할 예정이다. 리튬과 니켈, 구리 등의 원자재를 광산에서 채굴하는데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또 채굴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파괴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포드의 이번 결정은 바이든 행정부가 주창하는 '기술주권'과도 궤를 같이 한다. 올초 미국의 중국 제재로 시작된 '반도체 대란'이 자동차 업계를 강타했고,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 병목현상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자국내 '온쇼어 공급망'을 확보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으면서 제조공장을 미국으로 유치한 것이다.


◇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강자 '굳히기'

SK이노베이션은 회사 역사상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규모인 블루오벌SK 투자를 통해 단숨에 미국시장에서 배터리 선두기업으로 떠오르며 배터리 시장에서의 강자 타이틀 '굳히기'에 들어갔다.

블루오벌SK의 총 생산능력은 129GWh에 달한다. 이는 60KW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사가 기존에 밝힌 합작법인 규모가 60GWh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짓고 있는 공장 두 곳과 합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규모는 미국에서만 약 150GWh에 달한다. 이로써 2025년까지 전세계에서 200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전환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친환경 정책과 시장 내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공동의 목표가 맞물리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12월 미국 완성차 1위 기업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서 각각 35GWh 규모의 합작 공장 건설에 착수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지동섭 대표는 "과감한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통해 자동차 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포드와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를 통해 함께 도약하고 더욱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SK이노베이션)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