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각축전' 옛말…CES '기후위기' 고민의 장 됐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1-05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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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기술은 인류와 지구위해 존재"
국내외 기술 기업 '탄소중립 및 기후위기 노력' 선보여
▲CES 2022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의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모델들이 16m와 8m에 달하는 2개의 LED 사이니지 월을 이용한 '쇼윈도' 콘셉트의 미디어 월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새로운 기술의 각축전'인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술' 위주로 전시장을 꾸몄던 기술 기업들이 점차 '기후위기 해결과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기술과 노력'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 온라인 행사로만 열렸던 CES가 2022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동시에 열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5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CES 2022' 행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지속가능'이라는 테마를 곳곳에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편하기 위한 기술'에서 '보다 지속가능한 기술'로 글로벌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포문은 삼성전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이 연다. 한 부회장은 미국 서부 시간으로 4일 오후 6시30분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한 부회장은 '기술은 인류와 지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가치를 강조할 예정이다. 특히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다각적인 노력을 소개하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기후 변화를 최소화하는데 동참할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이에 CES를 주관하는 게리 샤피로 대표도 "2020년초부터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큰 변화를 겪었다"며 "기술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한 부회장의 기조연설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 부회장, 그리고 샤피로 대표의 연설과 멘트에 대해 업계에서는 CES의 트렌드가 기존에는 '보다 빠르고 보다 편리한 기술 공개'였다면 점차 '인류 공존과 기후 위기 극복에 대한 고민'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국내 기업 대거 참가…'지속가능한 지구' 테마

이번에 현장 전시를 결정한 국내 기업들도 '지속가능한 지구'를 전시 테마로 잡은 곳이 많다. 이번 행사에 전체 참여 기업은 예년 대비 절반 수준(2200여개)으로 줄었지만 한국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한다.

대표적인 곳은 SK그룹이다. 국내에서 기후위기 극복, 그리고 사회적 가치 창출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인 SK는 이번 CES에 주요 계열사들이 총출동해 '탄소 없는 삶'을 위한 그룹의 노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동행'(탄소 없는 삶, 그 길을 당신과 함께 걸어갈 동반자 SK)을 주제로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가 CES에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SK 전시관인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관람객들이 SK의 탄소 감축 노력을 하나의 여정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첫번째인 '그린 애비뉴'(Green Avenue)에서는 △청정(Clean) △안전(Safe) △편의(Convenient) △건강(Healthy) 등 4가지 핵심 가치 별로 SK의 반도체·ICT, 전기차 배터리 및 소재, 수소 에너지 영역의 친환경 혁신 기술과 제품이 전시된다.

두번째 구역인 '생명의 나무'(Tree of Life)에서는 SK그룹 관계사들과 SK가 투자 혹은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들의 다양한 넷제로 비즈니스와 이를 통한 탄소 절감 효과가 9개 생태계 영역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이밖에 관람객들이 탄소 감축에 직접참여하고 기여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내일로 가는 발걸음'(Walk to Tomorrow)과 '그린 플레이그라운드'(Green Playground) 구역을 마련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탄소 절감 방법들을 배우고 체험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SK그룹의 CES 2022 전시관인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 전경(사진=SK)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16m와 8m에 달하는 2개의 LED 사이니지 월을 이용해 '쇼윈도' 콘셉트의 미디어 월을 설치, 한 부회장의 기조연설 주제인 '미래를 위한 동행'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영상을 보여준다.

LG전자도 환경을 생각한 제품과 솔루션을 통해 모두의 더 나은 일상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ESG 지향점을 소개한다. 영상을 통해 제품을 만들고 포장하는데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LG 사운드 바 에클레어'를 선보인다. 또 백라이트가 없어 LCD TV에 비해 부품수가 적은 올레드 TV의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다는 계획도 알린다. 

LG전자는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폐기단계까지 제품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있다. 2006년부터 2030년까지 목표로 한 폐전자제품 누적 회수량을 기존 450만톤에서 800만톤으로 늘렸고 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총 60만톤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 개발을 회사 성장 비전으로 삼은 현대중공업은 '그린수소'를 해상에서 생산해 저장한 뒤 육상으로 운반하고 차량용 연료로 판매하거나 전기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공개하고, 해외 기업과 기술 협력을 모색한다. 두산그룹 역시 두산중공업, 두산밥캣,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들이 총출동해 수소 기술을 선보인다.


◇ '기후위기 대응' 필수…"기술산업이 선도해야"

이미 전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지구'는 기업 경영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소비자들과 접점이 많고, 새로운 기술을 선도하는 가전과 ICT 업계에서는 관련해 많은 도전과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특히 기후 이슈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2025년부터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필터 장착을 의무화시켰고, 영국도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섬유필터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한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세탁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영국 플리머스대학이 시판중인 미세플라스틱 필터 6개 제품의 성능을 평가했더니, 'X필트라'(Xfiltra)라는 제품은 배수구로 유출되는 미세섬유를 78%까지 걸러냈다. 드럼세탁기 전용인 '거피프렌드'(Guppyfriend) 세탁백은 미세플라스틱을 54% 걸러냈고, '포스 엘리먼트'(Fourth Element)의 세탁백은 21%만 걸러냈다. '코라(Cora) 볼'의 경우 1개당 섬유를 31% 걸러냈다.

독일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탁과정에서 배출되는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을 90%까지 걸러주는 필터가 장착된 세탁기가 선보였다. 독일 가전업체 그룬딕(Grundig)이 개발한 이 세탁기에 장착된 필터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최대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카트리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일회용 섬유필터도 있다. 영국기업 매터가 개발한 필터 '걸프'(Gulp)는 기존 세탁기에 장착할 수 있는데 유출 파이프와 배수관 사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준다.

삼성전자도 미세플라스틱 거르기에 나선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성의 '비스포크 정수기'는 미국 NSF인터내셔널로부터 세계 최초로 '미세 플라스틱' 제거성능을 인증받았다. NSF인터내셔널은 미국국가표준협회(ANSI)에서 공식 승인한 음용수∙정수기 실험기관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도 협력중인 공신력 있는 단체다.

이런 추세에 맞춰 CES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도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다. 아마존, AT&T, 보쉬, 델, 메타(과거 페이스북), 구글, GM, IBM,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대표적이다. CTA는 지난해 CES 이후 이들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 줄이기 목표와 노력을 소개하는 특집 자료를 내면서 "이런 약속을 통해 기술 산업은 글로벌 기업에서 현지 제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른 기업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환경을 위해 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실천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긴급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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