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된 'ESG, 경영성과 연동'...국내 기업들도 가세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8 10:52:30
  • -
  • +
  • 인쇄
현대차·SK·롯데 등 경영진 평가에 ESG 연계
삼성전자 등 자체 지표 개발 기업도 늘어

해외 기업들에 이어 국내 기업들도 경영진 보상을 위한 성과기준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연동시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ESG와 경영진 보상 연계 사례 및 자체평가지표 개발 사례' 보고서를 통해 국내외 관련 움직임을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현대차와 SK그룹, 롯데그룹이 ESG를 경영진 보상체계에 반영했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비재무적 요소를 계량화한 ESG등급을 경영자 성과지표에 반영하고 있다.

SK그룹 역시 2019년부터 CEO의 핵심성과지표(KPI)에 사회적가치 창출을 50% 반영중이다. 이와 함께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성과를 CEO 평가 및 보상과 직접 연계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롯데그룹은 2015년 12월 ESG를 사장단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공표하고, 롯데 지속성장평가지표를 만들었다. 이후 2019년부터는 ESG평가 결과를 KPI에도 반영하기 시작했다.

측정이 어렵다는 ESG 성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 자체적으로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환경성과지표'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친환경 기여(40%), 협력회사 환경관리(20%), 사업장 환경성과(40%), 사용자 환경편익(5%, 가산점 지표) 등으로 구성된 반도체 환경성과지표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LG도 기후행동, 물회복, 인적자본,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안전 등 5개 지표로 구성된 'LG ESG 지수'를 개발, 시범운영 이후 경영진 KPI에 연계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지배구조 부문 지수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밖에 포스코건설은 기업신용평가사인 이크레더블과 함께 지난 2월부터 건설사 고유 특성에 맞춘 ESG 평가모델 개발에 나서 50개 평가항목으로 구성된 '건설업 특화 ESG 평가모델'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도 한국선급(KR)과 '우리나라 조선산업 특화 ESG 평가지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같은 ESG 성과를 경영진 보상과 연계하는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추세다. 전경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S&P500 기업의 60%가 경영진 인센티브 계획에 ESG 지표를 포함했다.(전년비 8%p 증가) 분야별로 사회 연계 56%, 지배구조 연계 30%, 환경 연계 13% 순이다. 전경련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유니레버, 네슬레, 다논 등을 대표 사례로 꼽았다.

앞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를 인용해 러셀 3000 지수(미국 주식 시장의 98%를 차지하는 3000개 상장 기업을 나타내는 지수)에 등록된 기업 가운데 급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동된 비중이 2018년 7%에서 2021년 20%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직장내 다양성과 연동된 비중은 2018년 2.5%에서 2021년 11%로 올랐다.

다만 일부에서는 ESG 상여금에 대해 미심쩍어 하는 눈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실적과 주가가 부진한 데 비해 대기업 경영진이 연봉을 지나치게 올리면서 비난받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가운데 스타벅스를 포함한 13곳의 '주주권고투표'(Say on Pay)에서 반대 비율이 찬성 비율을 넘어섰다. 주주권고투표는 CEO의 연봉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투표로, 이는 해당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가운데 ESG 상여금이 주가상승 실적과 연동돼 있는 기존 상여금을 대체하게 되면 올해 예고된 주식시장의 난기류 속에서도 기업의 부진한 성과와 관계 없이 CEO들이 수익을 보전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버거버먼(Neuberger Berman)의 케이틀린 맥셰리(Caitlin McSherry) 부회장은 "급여체계에 있어 ESG 평가지표는 모호하고, 고위급 관계자에만 국한돼 있으며, 목표가 단기실적 위주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