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보호구역'...무작정 조성하고 늘리면 '역효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2 09:30:01
  • -
  • +
  • 인쇄
글로벌 연구진 조사결과 '종별관리가 보존의 관건'


국립공원을 비롯한 보호구역들이 야생동물 보존에 있어 엇갈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연구진이 전세계 야생동물 보호구역 1506군데에 서식하는 물새 2만7000마리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 무작정 보호구역을 조성하고 공급만 늘리는 일은 야생동물 보존에 항상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진은 종과 서식지 보호차원에서 공원을 관리해야 하며, 이런 관리없이는 보존 작업이 훨씬 비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68개국에서 보호지역이 설정되기 전후의 물새 개체군 추세를 비교하고, 보호지역 안팎의 유사한 물새 개체군 동향을 분석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물새는 개체수가 많고 군집 형성력이 강하며, 이동성이 빠르고 데이터 품질이 높아 다른 야생동물에 대한 좋은 표본집단이다. 대부분의 데이터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수집됐다.

그후 사후관리개입(BACI) 접근방식을 사용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조사한 물새집단의 21%, 즉 4분의1 이상이 보호구역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나머지 27%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48%의 경우 보호의 영향을 감지하지 못했다.

연구의 주요저자 한나 워초프(Hannah Wauchope) 영국 엑서터대학 생태보존센터 박사는 "보호구역은 특히 산림벌채를 방지해 서식지 손실을 막는 데 큰 기여를 하지만 야생동물을 돕는 측면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보호구역들이 야생동물 보존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초프 박사는 "보호구역이 작동하는 것은 맞지만 핵심은 그 영향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영향들이 서식하는 생물종들에 맞춰 관리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적절한 관리없이 보호구역이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대체로 보호구역이 큰 지역이 작은 지역보다 보존 동향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영국 정부는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자 2030년까지 보호구역을 지구의 30%까지 확장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십개국이 해당 목표에 서명했다.

이에 관해 연구 공동저자 줄리아 존스(Julia Jones) 영국 뱅거대학 교수는 보호구역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보호구역의 생물종 보존효과를 다룬 연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주 기본적인 것 같지만, 실상은 연구하기가 어려운 부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존스 박사는 "이번 분석은 생물종 보전을 개선할 방법에 대해 매우 유용한 지표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브룩스(Thomas Brooks) 국제자연보전연맹 수석과학자는 "이번 연구가 보전관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짚으며 "물새가 생물다양성 상실을 초래하는 인간 행동의 결과에 직면한 집단으로서 좋은 예"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물새는 세계에 널리 분포돼 있고 이동성이 강하며 이들은 지속불가능한 농업 및 기후변화를 포함한 여러 압력에 직면해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