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사과 이틀 만에…계열사 근로자 손가락 절단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4 11:08:59
  • -
  • +
  • 인쇄
샤니 제빵공장서 작업 중 또 사고
SPC "안전사고로 심려 끼쳐 죄송"
▲대국민 사과하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계열사 SPL 평택 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대국민 사과한지 이틀 만에 또 다른 계열사 샤니 성남 공장에서 근로자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3일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오전 6시 10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의 손가락이 기계에 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컨베이어벨트로 올라가는 제품 중 불량품이 발생하자 이를 빼내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손가락 접합 수술을 받고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측은 이에 대해 쌓인 빵 상자를 검수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며 현장에는 A씨 외에 2명이 더 있었으며 사고 발생 직후 인근 작업자가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 즉시 기계를 멈췄다고 설명했다.

SPC는 입장문을 내고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고 직후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직접 A씨와 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해당 라인의 작업을 모두 중단했다"며 "노동조합과 함께 안전 점검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SPC 계열사인 SPL 평택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혼자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던 중 배합기에 몸이 끼여 숨졌다. 사고 다음 날 회사는 현장을 흰 천으로 가려놓고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현장을 목격한 근로자들을 휴가 보내는가 하면 빈소에 SPC 빵을 보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허 회장은 21일 대국민 사과에 나서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SPC에 대한 엄중 처벌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SPC그룹은 2018년 파리바게뜨 노동자 5300명 불법파견에 따른 162억원 과태료를 사회적 합의 체결로 면제받은 뒤, 핵심적인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검증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며 "SPC그룹은 사회적 합의 파기와 노동조합 탄압에 이어 산업안전과 중대 재해 방지 책임 등 사회적 책무를 번번히 외면해 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20대 여성 근로자가 숨진 SPL 평택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펼쳤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고가 혼합기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