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즐기려다 이태원 151명 압사...세월호 8년만에 또 참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30 1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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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밀턴호텔 옆 좁은 골목 몰려든 인파
내리막길 1명 넘어지면서 겹겹이 깔려
▲이태원 참사 사고 직후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복판에서 151명이 깔려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8년만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 현재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즐기려는 수만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8시40분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실종신고는 355건이다.

또 부상자 82명 가운데 19명은 중상자여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숨진 사람은 45명이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은 사람은 106명이다. 이중 외국인 사상자도 19명이다. 

현재 시신이 임시로 안치돼 있는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 앞에는 가족과 지인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 225명 참사 사고 어디서?

사고가 처음 접수된 시간은 이날 밤 10시15분이다.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폭 4m의 좁은 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좁은 내리막길에서 누군가 넘어졌고, 그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차례로 넘어지면서 참사가 발생했다.

사람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동시에 수십건 접수됐고, 해밀톤 호텔 앞 도로에 수십 명이 쓰러진 채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29일 밤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오후 11시 13분엔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3시 50분부터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임시 버스 2대를 운영하고 평소 주말 첫 차보다 약 40분 이른 시각인 오전 5시부터 지하철 6호선 상·하행에 1대씩 임시 열차를 투입해 시민의 귀가를 도왔다.

서울·경기 내 모든 재난거점병원인 14개 병원과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DMAT), 응급의료지원센터도 모두 출동해 응급 치료를 맡았다.


◇ 핼러윈이 뭐길래···

이날 참사는 핼러윈을 앞두고 10~20대 젊은이들이 이태원 거리로 대거 몰린데서 비롯됐다. 핼러윈이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핼러윈은 서양권 국가들의 축제이고, 주로 미국에서 즐기는 문화다.

핼러윈은 10월 31일이다. 고대 켈트족의 축제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켈트족은 이날에는 사후 세계와 경계가 흐려져 악마나 망령이 나타날 수 있다고 여겨, 죽은 영혼을 달래기 위해 모닥불을 피우고 음식을 내놓으며 망령이 알아보지 못하도록 변장을 했다고 한다.

이후 8세기 유럽에서 가톨릭교회가 11월 1일을 '모든 성인 대축일'로 지정하자 그 전날인 10월 31일에 사윈 축제를 이어갔고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의미로 이후 핼러윈으로 불리게 됐다.

중세 유럽에서 켈트와 가톨릭 신앙이 혼합된 형태로 발전한 축제는 이후 아일랜드 등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원주민 문화와 다시 융합돼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핼러윈의 특징은 사탕과 의상이다. 유령이나 괴물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라고 외친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 미라 등 대중문화를 통해 잘 알려진 괴물 의상을 차려입고 모여 파티를 한다.

집 창문에 모형 거미줄을 걸고 마당에는 호박에 구멍을 파고 등불을 넣은 '잭오랜턴'과 해골 인형을 세워두는 등 동네에서 가장 무서운 집을 꾸미려고 경쟁하기도 한다.

핼러윈 문화가 전세계로 전파되면서 우리나라 젊은 층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고, 상업주의와 결탁하면서 축제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 괴물 복장과 분장을 하고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사진=연합뉴스)

◇ 사고원인 본격 수사 나서

한편 서울경찰청은 용산경찰서에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사고 원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대규모 인파가 몰린데다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돼 최초 사고 경위가 불명확한 만큼 신고자나 목격자, 주변 업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사고의 발단이 무엇인지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사고 예방 조치를 충실히 했는지도 따질 계획이다.

이태원 관할인 용산경찰서는 사고 발생 직후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경비·교통·형사 등 인력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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