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125명=인구 6700만 프랑스…탄소배출량 보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8 08:45:02
  • -
  • +
  • 인쇄
183개 기업 투자 年 3억9300만톤 배출
"세금 1.4조달러 걷어 기후배상 활용해야"

억만장자, 이른바 슈퍼리치의 탄소투자배출량이 프랑스 전체와 맞먹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슈퍼리치들의 탄소집약적 사업투자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프랑스 전역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옥스팜의 연구결과가 이집트 유엔 COP27기후정상회담에서 발표됐다.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 억만장자 125명은 183개 기업에 총 2조4000억 달러의 지분이 있다. 이들의 투자가 탄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각 억만장자의 투자배출량은 연간 평균 300만톤의 CO2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90%의 평균 CO2배출량 2.76톤보다 100만배 많다는 것이다. 억만장자 125명 전체의 배출량은 연간 3억9300만톤에 이르는데 이는 프랑스 인구 6700만명의 수치다.

보고서는 슈퍼리치의 배출량 50~70%가 투자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투자는 소비재산업, 에너지 및 소재에 집중됐으며 평균 14%가 화석연료, 시멘트 등 오염산업에 투자됐다. 투자대상 중 재생에너지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각 억만장자가 동일한 배출량을 내려면 전용기로 세계일주를 1600만번 해야 하고 억만장자 각각의 배출량을 상쇄하려면 약 400만명의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2022년 8월 블룸버그 억만장자목록을 기준으로 억만장자 220명을 선정해 이들이 소유한 각 기업의 비율을 계산했다. 한 사업에서 10% 미만의 지분을 가진 억만장자들은 제외됐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발표하는 데이터에 의존했기 때문에 연구는 다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조사대상인 슈퍼리치 중 일부는 기후행동을 시도했다. 대표적으로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스포츠웨어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는 환경보호를 위해 회사 소유권을 통째로 환경단체에 기부했으며 마이크 캐넌-브룩스(Mike Cannon-Brookes) 소프트웨어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 공동설립자는 호주 에너지기업 AGL이 앞으로 20년 동안 석탄발전소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상당한 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억만장자 사이에서 이러한 노력을 보이는 경우가 극히 일부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주관한 옥스팜(Oxfam)은 부유층의 투자를 규제하고 오염산업 투자세율을 증대할 것을 촉구했다. 또 새로운 화석연료 추출 및 사용, 오염도가 높은 산업투자는 엄격하게 규제, 금지되도록 정부가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옥스팜은 전세계 슈퍼리치에게 재산세를 부과하면 연간 1조4000억달러씩 모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기후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를 해결하며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니 스리스칸다라자(Danny Sriskandarajah) 옥스팜GB CEO는 "기후위기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것은 저소득국가 사람들"이라며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오염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대기업과 부유한 투자자들을 폭로하고 변화시키기 위해 COP27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리스칸다라자 CEO는 "기후변화에서 슈퍼리치의 역할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며 "기후붕괴에 있어 억만장자 투자자들은 큰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억만장자들의 배출량 수치를 발표하고 투자자와 기업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도록 규제하며, 부에 세금을 부과하고 오염투자를 규제함으로써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