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7은 그린워싱 축제"…불참 선언한 툰베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1 15: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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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 기후배상 약속 어기고 화석연료 투자
"변화 위해선 우리 모두 기후활동가 되자" 호소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9)가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기후 책'(The Climate Book) 발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초청장을 내쳤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후회의가 '그린워싱'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이유에서다.

툰베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기후 책'(The Climate Book) 발간 행사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많은 이유로 COP27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COP은 권력있는 자가 그린워싱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툰베리는 2019년 16세의 나이로 COP25에 처음 참석했다. 이후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미뤄진 COP26에 참석한 툰베리는 "COP26이 실패했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이제 세계적인 그린워싱 축제일 뿐"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COP이 위장 환경주의 비판을 받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일례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각국은 기후변화 취약국들에 대해 '손실과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합의를 이행한 선진국은 덴마크가 이례적으로 나선 것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없다. COP26에서 130여개 개발도상국들은 기후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친환경 사업에 100만파운드(약 15억원) 투자를 '약속'한 것이 전부고, 이마저도 실질적인 대책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새정부 들어 지구온난화 억제를 정책기조로 삼았다는 미국은 현재 90억달러(약 12조8304억원) 이상을 아프리카 석유 및 천연가스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직까지 6억명 이상이 전기 없이 살아가고 있고, 화석연료가 불러온 폭염과 홍수 등 기후재난으로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COP27 개최지인 이집트도 도마에 올랐다. 2014년 집권한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지금까지 정치범 6만명가량을 구금하고, 기후운동가 등 각 분야 활동가를 탄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7월 툰베리는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수천명의 양심수를 수감중인 이집트의 인권탄압에 항의하는 공개 서한을 쓰기도 했다.

툰베리는 COP이 이같은 현실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실제로 의미 있는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기회의 장으로 COP을 활용하지 않는 한 이 총회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툰베리는 최근 기후활동가들이 영국 내셔널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에 수프를 던지는 등 점차 과격해지는 시위 양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명화의 훼손은 우려하면서 지구의 훼손은 방관하고 있다"며 "지구가 1.5°C, 혹은 그 이상의 불가역적인 '기후붕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각국 대표들은 실존적인 위협을 부정하고 변화를 늦추기 위해 유권자들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툰베리는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기후활동가 수십억명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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