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까지 내연차 판매량 7억대...1.5°C 지키려면 빨리 중단해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0 13:14:52
  • -
  • +
  • 인쇄
그린피스, 현대기아차 등 4대 내연車 판매추산
1.5°C 한계치 3억대보다 판매량 예측치 2.5배

기후위기에 대응해 자동차 분야 탄소배출을 감축하려면 2040년까지 전세계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3억대 수준이어야 하지만,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토요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가 이 기간까지 판매할 신차가 7억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그린피스가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부속 지속가능한미래연구소와 함께 조사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완성차 4곳이 2022년부터 2040년까지 판매할 내연차 수량은 7억1200만대라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연구진이 4개 완성차 기업들의 향후 내연차 판매 계획과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차 판매금지 일정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 것이다.

지구 온도상승이 산업화 이전대비 1.5°C 이내로 제한하려면 2040년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내연차 판매량이 3억1500만대 이내여야 하는데, 글로벌 완성차 4곳의 내연차 판매량만 추산해도 이 기준보다 4억대를 훌쩍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와 토요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의 점유율을 합치면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40%에 이른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정한 1.5°C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세계 탄소배출량이 4000억톤을 넘어서면 안된다. 수송부문의 탄소배출 한계치는 529억톤이다. 이를 내연차 판매량으로 환산하면 총 3억1500만대다. 그 이상 판매하면 지구 평균온도가 1.5°C 이상 올라 감내하기 어려운 기후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1.5°C를 지키기 위한 한계치 3억1500만대보다 2.5배가 많은 7억1200만대 가운데 토요타 예상판매량이 1억200만대로 가장 많았다. 폭스바겐이 8000만대, 현대기아차가 6600만대, GM이 3600만대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분석대로 하면, 다른 완성차 기업의 예상판매량까지 합치면 2040년까지 내연차 판매대수는 10억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한계치 3억1500만대를 한참 뛰어넘으면서 지구온도 1.5°C 상승을 더 앞당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토요타를 '최악'의 자동차 회사로 지목했다. 조사대상 가운데 내연차 판매량이 가장 많고, 1.5°C 한계치 초과물량도 6300만대로 가장 높다는 것이다. 2021년 내연차를 1050만여대 판매한 토요타는 한계치 기준으로 내연차 잔여물량이 3900만대지만 이보다 2.6배 많은 1억200만대를 판매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벤자민 스테판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지난해 토요타의 전기차 판매량은 500대 가운데 1대꼴"이라며 "이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하이브리드차는 친환경이 아니라 엄연히 내연차이므로, EU에서는 2035년부터 하이브리드차 판매금지를 조치했다. 실제로 토요타는 미국, 호주, 유럽 등지에서 내연차 판매중단 규제 시점을 늦추기 위해 활발한 로비활동을 벌여 '기후변화 훼방꾼'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지난해 670여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의 1.5°C 한계치 잔여물량은 2700만대에 불과하지만 이 한계치의 2.4배에 달하는 6600만대의 내연차를 판매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기아차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2040년까지 내연차 판매 멈춘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 역시 내연차 예상 판매량이 8000만대로 1.5°C 한계치 대비 2.1배에 달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전기차 전환계획이 더디다는 문제가 있다. 제너럴모터스는 내연차 예상 판매량이 3600만대로 1.5°C 한계치의 1.6배로, 이 회사는 2035년까지 내연차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4개사 1.5°C 기준 판매 한계치 및 내연차 예상 판매량 현황 (자료=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4개 완성차 회사의 전기자동차 전환율은 2030년까지 평균 5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앞으로 내연기관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궁극적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퇴출될 경우, 내연차 업체들은 심각한 재무리스크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완성차 업계의 시가총액은 8000억달러(약 1092조원) 이상이지만 부채는 1조2000억달러(약 1637조원)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미 완성차 업계가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내연기관차 개발비용 및 플랫폼에 투자하고 있다. 이 투자비를 회수하려면 수백만대의 내연기관차를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내연차에 대한 규제강화로 이 투자비가 좌초자산이 될 경우 기업들은 엄청난 재무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내연차 판매를 강행하면 기후위기가 현실화되는 딜레마에 봉착하는 셈이다.

최은서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EU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를 금지한다"면서 "지구평균온도 1.5°C 상승을 억제하자는 파리협정을 준수하려면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이보다 빠른 2030년 이전에 내연차 판매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기아차의 2040년 내연기관 판매금지 계획은 너무 늦고, 더욱이 미국 중국 등 일부 시장에만 국한돼 있다"며 "100% 전기차 전환 목표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공시 로드맵, 정책 일관성 흔들려...전면 재검토해야"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ESG 공시 로드맵 초안을 놓고 국회와 기후·ESG 싱크탱크가 "글로벌 기준에 뒤처질 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도 충돌한다"며 전면

[ESG;스코어] 롯데칠성·CJ제일제당 '재생용기' 적용 1·2위...꼴찌는?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재생 플라스틱 전환율이 기업의 원가구조를 좌우하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ESG 대응차원에서 시작됐던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기후/환경

+

폭염과 폭우·가뭄이 '동시에'...2025년 한반도 이상기후 더 심해져

2025년은 산업화 이전대비 기온이 1.44℃ 상승한 역대 가장 더웠던 해 3위를 기록한만큼 우리나라도 6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10월까지 이어지는 등 역대급

'빌 게이츠·제프 베이조스' 전용기 기후피해 유발 1·2위...일론 머스크는?

전용기 이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피해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인물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인 것으로 드러났다.미국 스탠포

美 36년간 내뿜은 온실가스 1경5000조 피해유발...한국 기후손실액은?

1990년 이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세계가 약 10조달러(약 1경5000조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피해는 미국뿐 아니라

서부는 41℃ 폭염, 동부는 눈폭풍…美대륙 '극과 극' 이상기후

미국 서부는 기록적인 폭염을 겪고 있는데 동부는 폭우·폭설·한파가 동시에 나타나는 '극과극' 이상기후가 일어나고 있다. 서부의 이상고온

바닥 드러나는 댐과 하천들...평년 밑도는 강수에 봄 가뭄 '비상'

예년보다 비가 턱없이 적게 내리면서 봄철 가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특히 도서지역과 서해안, 경남 등 지리적 특성상 외부 수자원 의존도가 높은

"EU, 탄소중립 목표 완화해야"...합의해놓고 뒷말하는 獨 장관

지난해 온실가스를 겨우 0.1% 감축한 독일이 유럽연합(EU)을 향해 탄소중립 목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연방경제에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