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 몸에서 '휴지 제조 화학물질'…먹이사슬 침투한 해양오염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16 17:56:57
  • -
  • +
  • 인쇄
4NP 첫 검출…태아에도 영향
절반 이상이 영속적 화학물질
▲바다의 왕자라 불리는 최상위 포식자 범고래

바다의 왕자라 불리는 범고래의 몸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이 검출될 정도로 해양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CBC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BC) 해양수산연구소(IOF) 등의 과학자들이 지난 2006~2018년에 태평양 연안 브리티시 컬럼비아 해변으로 올라와 죽은 범고래 12마리를 분석한 결과 화학 오염물질이 발견됐다고 '환경 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범고래 몸에서 수많은 화학 오염물질이 발견됐으며, 특히 '4-노닐페놀'(4NP)이 46%나 됐다고 밝혔다.

4NP는 펄프나 종이 가공 과정에서 사용돼 두루마리 화장지 등에서 종종 발견된다. 캐나다에서는 이 물질이 신경계에 작용해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유독성 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연구팀은 "범고래에서 4NP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IOF 해양오염연구 부문 수석연구원 후안 호세 알라바(Juan José Alava)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범고래 중 일부는 멸종위기종으로, 화학 오염물질들이 개체 수 감소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어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범고래 몸에서 확인된 오염물질 중 절반 이상이 일반적인 환경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 남아있는 '영속적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영속적 화학물질은 음식 포장재나 방수 섬유, 소화기 등을 통해 배출돼 동물은 물론 먹이사슬을 거쳐 인간에게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범고래 몸에서 나온 영속적 화학물질 중 가장 많이 검출된 것은 '7:3 플루오로텔로머 카복실산'(FTCA)으로 현재는 생산과 이용에 제한이 없지만, 이를 구성하는 성분 중 하나가 유럽화학청(ECA)이 지정한 유독물질 목록에 올라있는 상태다.

알라바 박사는 이 물질과 관련해 "(7:3 FTCA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발견된 적이 없는데,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에게서 나왔다는 것은 이미 먹이사슬의 안으로 침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범고래 모체에서 확인된 오염물질이 자궁 내에서까지 발견돼 오염물질이 범고래 모체를 통해 태아에게도 전달된다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영향은 범고래만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양 화학물질 오염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LG U+, CDP평가 기후대응부문에서 최고등급 ‘리더십 A’ 획득

LG유플러스가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Carbon Disclosure Project)로부터 기후변화 대응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

네이버, 종이보증서 대신 '디지털보증서' 발급..."탄소저감 기대"

네이버가 제품 구매일지와 보증기간 등의 정보가 입력된 디지털 보증서 '네이버 컬렉션'을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종이 보증서를 대체하는 이 디지털

기후/환경

+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동남아 해상풍력 중심지로 급부상...글로벌 기업들 몰린다

동남아시아가 해상풍력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환경 정책

日 아오모리 앞바다 또 6.7 지진...불안감 커지는 열도

일본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또다시 규모 6.7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12일 오전 11시44분쯤 규모 6.7로 추정되는 지진이

탄소감축해도 경제성장...세계 각국 '탈탄소 성장' 가시화 뚜렷

경제규모가 커졌지만 탄소배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른바 '탈탄소 성장'이 몇몇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면 탄소배출이 비례적으로 늘

[주말날씨] 눈구름대가 몰려온다...토요일 전국에 '눈비'

북쪽에서 찬공기가 유입되면서 12일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동해안을 중심으로 내리던 눈이 13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많은

[날씨] 무거운 눈이 '펑펑'...이번에 '습설'이 닥친다

첫눈에 폭설로 시작한데 이어, 이번 주말에는 많은 양의 '습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습설은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무거운 눈이어서 많은 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