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엘니뇨' 오지도 않았는데...해수온도 '최고점' 찍었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4-27 13:40:16
  • -
  • +
  • 인쇄
기후과학자들 경고의 목소리 잇달아
"기후 위기 심각해지고 있다는 신호"

많은 환경·해양학자들이 이제 지구가 기후위기에서 예측 불가능한 '미지의 영역'에 도달했다고 우려하는 가운데 지난 한달간 세계 해수면 온도가 '전례없는' 기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에서 발표하는 해수면 온도데이터인 OISST(Optimum Interpolation Sea Surface Temperature)에 따르면 지난 42일동안 해수면 온도는 1981년 관측이래 최고온도에 도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해수면 온도 상승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원래 해수면 온도는 태평양의 엘니뇨로 인해 일정주기마다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즉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해수면 온도 상승은 자연스러운 기상 현상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태평양에서 엘니뇨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원래라면 지금 시점은 해수 온도가 고점을 찍고 점점 떨어져야 하는 게 맞다"며 "지금 현상은 기존의 지식이나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남극조사단(British Antarctic Survey)의 마이크 메러디스(Mike Meredith) 교수는 "일련의 지구온난화 현상은 매우 놀라운 동시에 우려스럽다"며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훨씬 더 심각한 현상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우선 바닷물의 부피가 늘어나고 극지방의 따뜻한 바닷물이 빙하와 만년설을 녹여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한다.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특히 산호의 백화 현상은 어류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다시마 등 해조류 또한 해수 온도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바다는 수 십년동안 인류가 배출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방출된 에너지와 열의 약 90%를 저장함으로써 지구 온도상승의 완충제 역할을 해왔다. 또한 바다는 이를 통해 지상에 미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일부 약화시켰다. 그런데 최근의 해수면 온도 상승은 이러한 능력이 한계에 달해서 발생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부 과학자들은 "급격한 해수온도 상승은 기후위기가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는 중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메러디스 교수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지만 지금의 상승세가 기후모델을 뛰어넘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것이 계속된다면 예측된 상승곡선보다 훨씬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많은 기후 과학자들은 몇 주전부터 이를 경고해왔다. NOAA의 예비 데이터에서 이미 해양 표면의 평균 온도가 4월초 이후 21.1℃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는 2016년에 설정한 이전 최고치인 21℃를 넘어서는 온도다. 당시 뉴사우스웨일스 대학(University of New South Wales)의 기후과학자 매튜 잉글랜드(Matthew England) 교수는 "현재의 궤적은 이전 기록을 경신하며 그래프를 벗어나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스트 앵글리아(University of East Anglia) 대학에서 기후과학을 가르치는 벤 웨버(Ben Webber) 교수는 "기온이 이렇게 오랜기간동안 평균이상으로 계속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며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이것은 전례없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으며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데려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기상청의 해양관측 전문가 사이먼 굿(Simon Good)은 "혼합된 엘니뇨 현상이 강한 힘을 발휘해 해수면 온도가 일시적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결과적으로 지구 온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지구과학 교수 마크 매슬린(Mark Maslin)박사는 "기후위기가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과학자들은 2021년의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이 마지막이길 바랐지만 이같은 현상은 2022년까지 계속됐고 이제 2023년에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매슬린 박사는 "이제 잦은 극한기후 사건과 기록적인 기온이 '새로운 정상'인 기후시스템으로 이동한 것같다"며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전세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누가 부인할 수 있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도심 열섬현상 '빗물'로 잡는다...서울시, 관리시설 확대

서울시가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고자 10억원 예산을 들여 빗물관리시설 확대에 나선다.서울시는 2026년 빗물관리시설 확충사업으로 성북구 등 9개 자

대기업 취업문 '활짝' 열렸다…채용 규모 5만여명

삼성그룹, 현대자동차, SK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2026년 상반기 공개채용에 본격 돌입했다.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가 5만여명으로 확대되고, 인공

[ESG;NOW] 오뚜기 '스코프3' 배출량 90%…2030 감축목표 '시급'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하나금융, 20억 규모 'ESG 더블임팩트 펀드' 참여기업 모집

하나금융그룹이 ESG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매칭펀드 참여기업 모집에 나선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사회혁신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2026 하나 ESG

기후/환경

+

"온실가스 규제 왜 없애는 거야?"...美 24개주 트럼프 행정부에 소송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4개주가 기후규제를 철회한 트럼프 행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온난화 속도 2배 빨라졌다..."2030년 전에 1.5℃ 도달할듯"

최근 10년동안 지구온난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지면서 기존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기후위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주말날씨] "봄나들이 가기 좋은 날"...한낮 15℃까지 상승

이번 주말은 맑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완연한 봄이라는 사실이 체감되겠다.21일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고 안정된 날씨가

[ESG;NOW] 오뚜기 '스코프3' 배출량 90%…2030 감축목표 '시급'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슈퍼 엘니뇨'가 다가온다…2027년 '역대 최고기온' 예고

오는 2027년 엘니뇨 영향으로 지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다.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지난해 대형 메탄누출 사고 4400건..대부분 석유·가스 시설

지난해 시간당 100kg 이상의 메탄이 누출되는 대형사고가 4400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UCLA) 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