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시달리는 기후과학자들...일론 머스크 때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5 13:48:19
  • -
  • +
  • 인쇄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소설서비스(SNS)에서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과학자들이 겪는 사이버 불링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환경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지난4월 468명의 전세계 기후과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편 이상의 논문을 출판한 과학자 중 절반이 기후 연구로 인해 SNS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사이버 불링을 당한 여성과학자 8명 중 1명은 성폭력 위협을 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저명한 과학자들이 학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트위터의 극우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머스크는 트워터 인수 후, 지속가능성 및 SNS 윤리부서 직원들이 대량 해고된 바 있다. 한 기후과학자는 "이들이 맡은 업무는 사이버 불링과 가짜뉴스를 올리는 계정들을 차단하고 신뢰할 만한 뉴스를 올리던 과학자들의 계정이 더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같은 시기에 도널드 트럼프와  조던 피터슨 등 기후위기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던 일부 사용자들의 계정차단이 해제됐다. 트위터에서 이들이 거느린 팔로워는 수만명에서 수백만명에 달한다. 

기후과학자들은 "이같은 변화는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종종 적대적인 댓글 공세에 맞서 싸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런던대학교(UCL) 지구과학 교수이자 많은 저서를 집필한 마크 매슬린(Mark Maslin) 박사는 "지금 욕설과 무례한 댓글을 너무 많이 받는다"며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나는 SNS에서 기후 부정론자들에게 이의를 제기하기하는 글로 사이버 불링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매슬린 박사는 "나는 트위터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와 가짜뉴스를 거르는 방법에 대한 회의를 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들이 모두 해고된 후 트위터는 무법지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에 남아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음모론에 맞서겠다"며 "아무리 악의적인 반응이 있더라도 SNS에서 진실을 옹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몇몇 과학자들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받기도 한다. 엑서터대학교(Exeter University) 기상연구센터에서 근무하는 통계학자 더그 맥닐(Doug McNeall) 박사는 "트위터가 정신 건강에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수많은 계정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맥닐 박사는 "나는 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포함해 기후 회의론자들과 수년간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며 "그러나 이 모든 싸움에는 개인적인 비용이 너무 소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위터에서 허위정보를 가려내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어렵다"며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보고 있는지, 아니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올바른 과학적 정보를 얻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같은 대학에서 기후 영향을 연구하는 리처드 베츠 교수(Richard Betts)는 '최근 몇 주 동안 노골적인 적대감이 증가했다"며  "대부분 사람들은 나를 두고 쓰레기를 생산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츠 교수는 "그들은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레딩대학교(Reading University)에서 기후과학을 가르치는 에드 호킨스(Ed Hawkins) 교수는 "기후를 부정하는 계정에서 종종 음모론이나 이전에 이미 반박된 주제와 관련된 트윗이 크게 증가했다"며 "댓글의 상당부분이 개인적이고 모욕적인 내용이고 대부분에 트윗에 악플이 달린다"고 말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인수 이후 바뀐 트위터 운영 정책이 가짜뉴스를 부추킨다는 말이 돌고 있다. 트위터는 기존의 가짜뉴스 선별직원을 해고한 후 '트위터 블루'라는 유료계정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에는 트위터 블루를 구매한 사람의 게시글이 더 우선적으로 많이 보이게 하는 기능이 들어있다. 즉 계정의 신뢰성과는 상관없이 돈을 내면 해당 계정이 쓴 글이 더 자주 노출된다는 것이다. 호킨스 교수는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트위터 블루를 조직적으로 구매해 기후 부인이 실제보다 더 퍼져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위터는 이러한 문제를 두고 "딱히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