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선언한 호주 4대은행 화석연료 개발기업 '돈줄' 역할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5-30 14:59:48
  • -
  • +
  • 인쇄


탄소중립을 선언한 호주 4대 은행들이 화석연료 기업에 130억달러 넘게 자금을 지원했다.

호주 환경단체 마켓포시즈(Market Forces)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은행들은 새로운 석탄·석유 및 가스 사업에 직접 자금을 대출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개발하는 기업에 자금을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에 직접 투자는 안했지만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중 상당수의 금액이 탄소중립과 전혀 무관한 기업에 지원됐다"고 지적했다.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은행(Australia and New Zealand Banking Group, ANZ)은 지난 2년간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기업에게 대출한 자금이 46억달러에 달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은행(National Australia Bank, NAB)도 같은기간 45억달러를 대출했다. 웨스트팩은행(Westpac Bank)과 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은 화석연료 투자기업에 각각 23억달러, 16억달러를 지원했다. 

▲호주 4대 은행이 화석연료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대출현황 (출처= 마켓 포시즈)

문제는 해당기업들이 은행 자금을 등에 업고 가스전 등 화석연료 개발에 나선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석유 대기업 우드사이드(Woodside)의 CEO 멕 오닐(Meg O’Neill)은 "가스연료는 세계가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NZ, NAB, 웨스트팩은 우드사이드가 서호주 해안에 위치한 대규모 매장량인 스카버러 해상 가스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난해 사모펀드에 '인수 대출'을 제공했다.

이 4대 호주은행들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비즈니스 관행을 협정에 부합하도록 조정하겠다"며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호주은행협회(Australian Banking Association)도 "은행업계가 지속가능한 이니셔티브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까지 1350억달러 이상을 제공할 것"이라며 "호주 은행들은 이미 기후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에너지 전환을 돕고 있다"고 파리 협정에 지원 정책 성명에서도 밝혔다.

마켓포시즈는 "이같은 자금조달 방식은 대출기관이 새로운 화석연료 사업을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화석연료 생산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허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윌반 드폴(Will van de Pol) 마켓포시즈 대표 직무대행은 "은행이 연막 뒤에 숨어있다"며 "이들은 고객들에게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해놓고 수십 년 동안 배출량을 증가시킬 새로운 화석연료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스프링클러가 없었다...SPC 시화공장 화재로 또 '도마위'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의무 설치대상이 아니었다. 옥내 설치된 소화전만으로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을 끄기는 역부족이었다.

"AI는 새로운 기후리스크...올해 글로벌 ESG경영의 화두"

AI 확산이 가져다주는 기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글로벌 ESG 경영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국내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 지배구조 개편이 중

현대제철 '탄소저감강판' 양산 돌입..."고로보다 탄소배출량 20% 저감"

현대제철이 기존 자사 고로 생산제품보다 탄소배출량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3일 밝혔다.현대제철은 "그동안 축적한

LS 해외봉사단 '20주년'..."미래세대 위한 사회공헌 지속"

LS의 대표적인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인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이 20주년을 맞은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각지의 초등학교에서 예체능 실습과 위생

[최남수의 EGS풍향계] ESG요소 강화하는 해외연기금들...우리는?

지난해 4월 국민연금연구원은 'ESG 투자에 관한 논쟁과 정책동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ESG 투자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반(反)ESG 정책

양산시 '원동습지' KT 기상관측장비 설치...습지 생태연구 고도화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원동습지'에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됐다.국립생태원과 KT는 2월 2일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습지에

기후/환경

+

하다하다 이제 석탄홍보까지...美행정부 '석탄 마스코트' 활용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을 의인화한 마스코트까지 앞세워 화석연료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영상]열흘 넘게 내린 눈 3m 넘었다...폭설에 갇혀버린 日

일본 서북부 지역에 열흘 넘게 폭설이 내리면서 30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4일 일본 기상청·소방청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빈발하는 기후재난에...작년 전세계 재난채권 시장규모 45% '껑충'

지난해 재난채권(재해채권) 시장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보험사의 위험 이전 수요와 투자자의 분산 투자 욕구가 맞물

EU, 전세계 최초 '영구적 탄소제거' 인증기준 마련

유럽연합(EU)이 대기중에 남아있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기술에 대해 인증기준을 전세계 처음으로 마련했다.EU집행위원회(European Com

'북극발 한파' 1월 한반도 기온 낮췄지만...해수 온도는 역대급

올 1월 하순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강력한 한파는 북극의 찬 공기를 감싸고 있는 소용돌이 즉 제트기류가 느슨해진 결과로 발생했다. 그 결과 월 평균기

[날씨] 낮기온 12℃ '입춘매직'...미세먼지는 나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답게 날이 포근해졌다. 기온이 오르면서 강·호수·저수지 등의 얼음이 녹아 깨질 우려가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