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3750만톤 7년내 감축해야 하는데...日 '잰걸음' 韓 '제자리걸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9 07:00:02
  • -
  • +
  • 인쇄
日, 26개국과 국제협정 체결...韓 달랑 3개국
정부, 국제감축 목표치 올려놓고 예산은 삭감


우리나라가 앞으로 7년 내 국외에서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는 총 3750만톤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확보한 감축량은 50여만톤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국외 온실가스 저감사업의 감축실적을 국내로 이전하는 '국제감축' 협정을 맺은 나라는 베트남, 몽골, 가봉 3개국이다. 지난 2021년 베트남과 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몽골, 올해 가봉과 협정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사업이 진행중인 곳은 몽골 1곳뿐이다.

지난해 환경부는 '온실가스 국제감축 이행약정'에 기반해 몽골 울란바토르시에 위치한 나랑진 매립장에 메탄 감축시설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메탄을 포집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올해부터 10년간 온실가스 54만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감축량도 2030년 이내에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검증절차를 거쳐 실제 감축량 추이를 확인하는 데만 3~4년이 걸리고, 사업기간도 2033년에 만료된다. 2030년 이후 3년간의 감축량이 제외되면서 2030 NDC 실적으로 인정되는 감축량은 54만톤에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국외감축 성과를 인정받은 사례는 지난 1월 환경부가 우즈베키스탄 바이오가스 발전사업에 지분투자를 통해 11만톤을 얻어낸 게 전부다. 이 사업 역시 사업기간이 10년이기 때문에 전체 실적이 2030년 이전에 반영 가능할지 불투명하다.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국외감축분이 3750만톤이다. 정부는 올 3월 국제감축 부문의 목표치를 기존 3350만톤에서 3750만톤으로 높였다. 이는 2030 NDC 전체 감축량 목표치인 2억9100만톤 가운데 12.9%를 차지한다. 전환부문(42.5%) 다음으로 비중이 가장 높다.

국외감축 목표가 처음 정해졌던 2017년 이후 6년이 지났지만, 2030 NDC 제출 이전에 확보할 수 있는 국외 저감실적은 50~60여만톤에 불과한 것이다. 즉 부족분 3690~3700만톤을 7년 안에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국의 탄소중립 이행에 있어 국제감축 협정은 매우 중요하다. 교토의정서를 통해 탄생한 청정개발체제(CDM)가 오는 12월 31일부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따른 지속가능발전체제(SDM)로 전환되면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로 제한됐던 국가간 온실가스 감축실적 이전이 모든 당사국으로 확장됐기 때문이다. 이에 각국은 앞다퉈 국제감축 상호협정을 맺고 있다. 전세계 126개국은 이미 국제감축 계획을 NDC에 명시했고, 전세계적으로 13억7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가 넘는 시범사업이 추진중이다.

국제감축 협정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 주도 국제감축 협정인 '공동감축메커니즘'(JCM)에는 올 4월 기준으로 2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 주도로 진행되는 탄소저감 프로젝트도 228개에 이른다. 이를 통해 확보한 온실가스 저감실적은 연평균 25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은 국제기준이 정해지길 기다리기에 앞서 다양한 실증사업을 통해 선점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스위스는 정부 주도로 설립한 클리크재단(KliK Foundation)을 통해 11개 국가와 협정을 맺어 2021~2030년 총 5400만톤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지열, 전기차보급, 폐기물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싱가포르도 정부 차원에서 환경친화기업 '화이트리스트'를 관리하고 있고, 이들의 실적을 세계은행(WB)이 출범시킨 데이터 플랫폼 '기후행동데이터재단'(Climate Action Data Trust)에 공시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협정 체결국과의 사업을 늘리는 데 필요한 사업추진 예산마저 깎았다. 올해 우리나라 국제감축 사업예산은 217억3900만원이다. 각 부처가 요구한 354억2900만원에서 40%가량 삭감된 액수다. 산업통상자원부 한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적극 대응해야 하지만 일본처럼 통합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지 못한 상태"라며 "국제감축 사업의 70% 이상을 산업·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털어놨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석화산업 생산감축만?..."전기화 병행하면 128조까지 절감"

석유화학산업 제품 생산량을 25% 줄이고 나프타 분해공정(NCC)을 전기화하면 기존 수소화 방식보다 전환비용을 최대 약 128조원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

탄소제거에 흙까지 이용하는 MS...12년간 285만톤 제거 계획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탄소배출량이 갈수록 늘어나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토양을 이용한 탄소제거 방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ESG;스코어] 'CBAM 대응체계' 가장 꼼꼼한 철강업체는 어디?

올해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전기 등 탄소배출량이 높은 6개 수입품목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국내 철강사

"화석연료 손뗀다더니"...게이츠재단, 석유·가스社 지분 야금야금 늘려

빌 게이츠가 "화석연료 기업에서 손을 뗐다"고 공개 선언한지 5년이 지났지만, 게이츠재단은 여전히 석유·가스 기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

구글 '2030 넷제로' 이상무?…美서 청정에너지 1.2GW 확보

구글이 미국에서 청정에너지 1.2기가와트(GW)를 확보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2030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산업부 '탄소중립 프로젝트' 경매제 도입...기업별 50억 지원

산업통상부가 오는 21일부터 2월 25일까지 '탄소중립 설비투자 프로젝트 경매사업' 참여기업을 모집한다고 20일 밝혔다.이 사업은 정부 지원 예산 대비

기후/환경

+

기온상승에 무너진 제트기류...러·中, 북극한파에 직격탄

러시아와 중국 등 동북아 전역이 북극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 동쪽 끝에 있는 캄차카 지방은 계속된 폭설로 적설량이 2m가 넘으면서 도시 전체가

따뜻한 바닷물 따라...태평양 살던 생물이 '북극해'까지

기후변화로 수온이 오르면서 태평양에 살던 생물들이 북극해로 넘어오고 있다. 다만 이들이 정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극지연구소는 가

단 32개 기업이 전세계 CO₂ 배출량 절반 '뿜뿜'

지난 2024년 전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절반이 단 32개 석유화학기업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36개 기업에서 더 줄어들면서, 기후위기의 책임

[날씨] 주말까지 춥다...체감온도 영하 34℃까지 '뚝'

한파가 사흘째 이어지며 절정에 달했다. 맹렬한 강추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겠다.현재 시베리아와 우랄산맥 상공에 기압계 정체(블로킹) 현상이 나

'육류세' 부과하면 탄소발자국 6%까지 줄어든다

육류에 세금을 부과하면 가계부담은 연간 4만원 정도 늘어나지만 환경 훼손은 최대 6%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그동안 육류에 부

달라지는 남극 날씨에...펭귄, 번식기가 빨라졌다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펭귄들이 새끼를 빨리 낳고 있다.20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연구팀은 2012년~2022년까지 남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