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투자해도 '기후' 꼬리표...세계은행 "기후사업 유명무실" 비판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6 14:50:43
  • -
  • +
  • 인쇄
여성 의료접근성이 기후대응?...명확한 근거 없어
20년간 지원규모 늘었지만 "실제로는 3분의 1 수준"


세계은행의 자금지원을 받는 전세계 '기후 프로젝트' 가운데 기후위기 완화나 적응에 기여하는 바가 전혀 없거나 빈약한 사례가 수백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4일(현지시간) 글로벌개발센터(CGD) 브레이크스루 연구소(Breakthrough Institute)가 2000~2022년 세계은행 지원사업 가운데 '기후 포트폴리오'에 속한 2554개 사업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세계은행의 지원사업에 대해 "어떤 근거로 기후 꼬리표가 붙는지 아무런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3년간 세계은행의 기후 포트폴리오는 꾸준히 늘어 2022년 세계은행이 지원중인 사업규모는 1190억달러(약 152조원)에 달했다. 문제는 각 사업별로 기후위기 대응 예상 편익이 백분율로만 표기되고 있어 정확한 수치를 한눈에 확인하기 어렵고, 투자금액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금액 비중이 1%에 그치더라도 '기후 포트폴리오' 사업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 대응만을 위해 실질적으로 지원된 금액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374억달러(약 48조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아프가니스탄의 결제 자동화 지원사업에 투자된 금액의 1%가 기후위기 대응 기여도를 인정받는 사례가 있었다.

이밖에도 멕시코 고등교육기관의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는 사업, 차드 여성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사업 등이 세계은행 기후 포트폴리오에 포함됐지만, 실제 온실가스 저감량을 포함해 기후위기 완화에 기여하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설명되지 않았다. 실제 기후위기 대응을 목표로 조성된 사업이 아니라, 추가 지원을 위해 기존 개발자금 대출사업의 부수적인 목표로 끼워넣어 남발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보고서는 "실제 저감성과가 미약한 사업에 기후 관련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하면 시장에 그릇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면서 "기후기금의 모금이 아닌 실제 지출과정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며 후단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문제는 오는 22~2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 예정인 신규글로벌금융조약 국제정상회담에서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멸종위기종 서식지 '가나 람사르 습지'...의류쓰레기 무더기 매립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아프리카 가나 '람사르 습지'에서 자라(Zara), 에이치앤엠(H&M), 프라이마크(Primark) 등 패스트패션 의류쓰레기들이 대량으로 매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