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커지는 나무들...탄소저장 능력은 더 떨어진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1 14:00:05
  • -
  • +
  • 인쇄
빨리 자라면서 내부밀도는 낮아져
밀도 감소하면 탄소함량 50% 감소

지구온도 상승으로 나무 생육기간이 길어져 나무 크기는 커지고 있지만, 나무의 구조는 약해져 목질약화 및 온실가스 흡수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echnische Universität München)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세기동안 북미와 유럽의 온대지역에서 나무는 이전 세기보다 최대 77% 빠른 성장률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처럼 빠른 성장은 더 두꺼운 나이테의 생성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물론 나무가 빨리 자라면 나무의 탄소저장 능력이 커져서 기후변화 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다양한 용도로 더 많은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무가 너무 빨리 자라면 밀도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빨리 고사한다. 뮌헨공과대학교의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나무 성장률이 증가함에 따라 나무의 밀도는 8~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목재 밀도가 감소하면 나무 내부의 탄소함량도 약 50% 감소했다. 즉 나무가 온실가스를 그만큼 덜 흡수한다는 것이다.

또 나무 밀도가 감소하면 줄기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나무줄기는 나무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밀도가 감소하면 바람이나 가파른 경사면에서 버티는 힘이 약해진다. 나무의 성장과 수명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영국 리즈대학교(University of Leeds)의 연구에 따르면 빨리 자라는 나무가 기대 수명이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나무의 생장기간이 지나치게 빠르면 나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메스도 줄어든다. 바이오메스 생산량은 나무 밀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캐나다 퀘벡대학교(Université du Québec à Chicoutimi)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성장기간이 더 긴 나무가 더 많은 나무세포와 더 두꺼운 성장고리를 생성한다

산림 과학자들은 "최근 지구온난화 추이를 분석하면 기온이 계속 상승해 나무의 생장기간이 길어지고 결과적으로 나무의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산림이 확대될 수 있지만, 산림의 탄소흡수율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퀘벡대학교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기초과학과 교수는 "일련의 연구결과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직접적 조치없이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인위적 배출을 줄이는 것은 우리가 협상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