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탄소시장' 그린워싱 논란 벗나...국제 검증지침 마련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8 14:05:25
  • -
  • +
  • 인쇄
'고품질' 배출권 비중별 등급제 시행
측정·보고·검증 평가방식 11월 공개


탄소상쇄 '그린워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국제 검증지침이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간) 영국과 유엔개발계획(UNDP)이 출범시킨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이니셔티브'(VCMI)가 '무결성 지침'(CoP·Claims Code of Practice)을 발간했다. '무결성 지침'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려는 기업들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있어 탄소배출권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지, 또 탄소배출권이 믿을만한 품질을 갖췄는지 검증하는 이행규약이다.

탄소배출권은 규제에 의한 '할당'과 탄소저감 사업을 통한 '상쇄'로 나뉜다. '할당'의 경우 국가가 지정하는 할당 대상이 아니면 감축을 유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최근에는 자발적으로 저감 사업에 참여해 탄소를 상쇄한만큼 배출권으로 사고파는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주목받고 있다. VCM의 탄소배출권 발행 규모는 2020년 2억3400만톤에서 2021년 3억7800만톤으로 60% 이상 늘었다.

문제는 VCM의 경우 국가 차원의 규제기관이 직접 관리감독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배출권의 발행, 거래, 만료에 이르기까지 통일되고 합의된 기준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까닭에 탄소배출권의 '품질'이 부실한 경우가 많아, 기업들의 실적을 채워주기 위한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VCM 활성화가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

이에 VCMI는 지난해 6월 '무결성 지침' 마련에 착수해 이날 최종 준칙을 공개했다. 무결성 지침 최종본에 따르면 상쇄를 위해 탄소배출권 거래를 희망하는 기업들은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기반으로 2050년 이전을 목표로 단계적 탄소중립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 이후 구매하고자 하는 탄소배출권 총량 가운데 '고품질'의 탄소배출권 비중을 어느 정도로 둘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고품질'의 탄소배출권은 '자발적 탄소시장 청렴위원회'(IC-VCM)가 정하는 핵심 탄소원칙(CCP) 10가지 항목을 충족해 발행, 거래, 만료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없는 탄소배출권을 말한다. 이 비중을 100%로 둔 기업은 '플래티넘 티어', 60% 이상일 경우 '골드 티어', 20% 이상일 경우 '실버 티어'에 속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기업들은 VCMI의 측정·보고·검증(MRV) 방식과 평가틀(AF)에 맞춰 독립적인 제3자기관의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존에 제출한 탄소중립 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들을 공시해야 한다. MRV 방식과 AF는 오는 11월 공개될 예정이다.

타리예 바데게신 VCMI 운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무결성은 VCM을 전세계 넷제로 달성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만들어줄 것이고, 특히 중·저소득 국가들의 저탄소전환을 위한 재원을 빠른 속도로 마련하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제 기업들의 이행준칙이 IC-VCM의 CCP와 연계돼 종단간 무결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VCM 발전을 위한 핵심 재료들이 모두 마련된 셈"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