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내린 폭우...美 '버닝맨' 축제 이상기후로 7만명 고립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04 12:08:59
  • -
  • +
  • 인쇄
▲진흙탕이 된 미국 네바다주 버닝맨 축제 현장(사진=연합뉴스)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는 '버닝맨' 행사가 이상기후로 엉망진창이 되면서 행사 참가자 7만여명이 고립됐다.

3일(현지시간) CNN은 '버닝맨' 행사가 열리는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이상기후 현상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이 축제에 참가하는 7만명의 사람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닝맨 축제는 1986년부터 매년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리는 행사로, 참가자들은 이곳에 블랙록시티라고 불리는 임시도시를 세운다. 해마다 전세계 엘리트와 예술가 수만명이 이 축제를 참가하기 위해 모인다. 예술, 기술, 자기표현을 주제로 축제가 벌어지며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거물들도 영감을 받기 위해 참여하고 있어 '부자들의 축제'로도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현금 대신 물물교환을 해야 하며, 원칙적으로 인터넷 사용도 금지돼 있다.

올해 행사는 지난달 27일 개막됐는데, 지난 1일부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사막이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변했다. 또 한 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퀵샌드'까지 형성돼 임시도시는 엉망진창이 됐다. 미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1일 강우량은 2㎝로, 여름 2~3개월동안 내릴 비가 하루만에 쏟아진 것이다.

주최측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폭우로 인해 블랙록시티를 드나드는 게이트와 공항이 폐쇄될 것"이라면서 "긴급차량을 제외하고는 플라야 표면이 마를 때까지 운전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플라야는 우기에 얕은 호수로 변하는 사막의 오목한 저지대다.

미국 내무부 산하 토지관리국(BLM) 등도 4일까지 버닝맨 행사장 출입을 차단한다고 밝혔고 네바다주 교통부도 홍수로 인근 도로를 폐쇄했다. 행사장 출입이 언제 재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축제에 참여한 샌프란시스코 출신 칼리 마틴(29)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비가 내려 사막이 온통 진흙탕으로 변했다"며 "텐트 위에 방수포 그늘막을 설치했지만, 물이 차서 텐트가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를 부추기던 버닝맨 축제가 환경의 역습을 당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버닝맨 축제는 참가자 1인당 약 10만톤(t)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사막에 서울 여의도 면적 5배 규모의 도시가 세워졌다 허물어지고 인근 도시로부터 참가자들이 차량으로 3시간은 달려오면서 순간적으로 탄소가 대량배출되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전용기 이용이 늘어난 만큼 탄소배출량이 더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 '세븐서클'은 "개인용 제트기, 일회용 플라스틱, 프로판 연소와 무제한 발전기 사용을 금지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하기도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