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내몰린 '도롱뇽·개구리'...기후변화로 양서류 40% '멸종위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0-05 16:52:24
  • -
  • +
  • 인쇄
온도변화에 민감...척추동물 중 가장 심각
먹이사슬 붕괴, 곤충 매개 질병 확대 우려


주변온도가 체온으로 직결되는 양서류 생물종 가운데 40%가량이 기후변화로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먹이사슬에 '적신호'가 켜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종보존위원회(SSC) 양서류전문가그룹(ASG) 소속 제니퍼 룻키 연구원 주도 국제연구팀은 전세계 양서류 8000여종 가운데 2873종이 기후위기에 따른 서식지 파괴, 질병 등으로 멸종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2004년 IUCN은 '제1차 세계 양서류 평가'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팀은 1차 평가에 포함되지 않았던 양서류 2286종을 추가했다. 새로운 정보를 반영해 분석을 진행한 결과, 멸종위기에 처한 양서류는 1980년 37.9%, 2004년 39.4%에 이어 현재는 40.7%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IUCN 적색목록 '위급'(Critically Endangered), '위기'(Endangered), '취약'(Vulnerable) 3단계에 등재된 종들이다. 같은 방식으로 척추동물들을 살펴보면 포유류는 26.5%, 파충류는 21.4%, 조류는 12.9%로 양서류가 가장 큰 위기에 처해있다.

양서류의 매끈한 피부는 비늘, 털, 깃털 등으로 보호받지 못해 체온이나 습도 조절이 어렵다.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외부 환경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 최근 기후위기로 기온이 급변하거나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2022년까지 총 37종의 멸종이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2004년 이래 양서류의 상태를 악화시킨 주요 요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됐다. 2022년까지 개체가 감소한 양서류 종의 39%가 기후변화 영향을 받았고, 서식지 파괴로 37%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양서류는 질병에도 더 취약해지고 있다. 특히 포자로 피부를 덮어 양서류의 호흡을 차단시키는 항아리곰팡이병은 치사율이 90%에 달하고, 200종 이상의 개구리가 멸종위기에 처해 '질병으로 인한 최악의 생물다양성 손실'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양서류 중에서도 도롱뇽의 경우 5종 중 3종꼴로 멸종위험이 가장 컸다. 도롱뇽 종은 대개 제한된 구역에서 서식하는 경우가 많아 서식지 파괴에 특히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히코리넛 협곡 녹색 도롱뇽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블루리지 산맥에서도 23km가 채 안 되는 계곡 주변에서만 서식한다.

양서류가 멸종하면 양서류를 먹이로 삼는 물고기, 조류, 포유류들의 개체수도 줄어들면서 생태계에 큰 교란이 일어난다. 반면 양서류들이 먹이로 삼는 장구벌레와 모기 등 곤충들은 증식해 말라리아와 같은 곤충 매개 질병이 늘어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위해가 될 수 있다.

연구논문의 공동저자 켈시 니엄 연구원은 "조류나 포유류와 같이 잘 알려진 생물종에 비해 양서류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먹이사슬에서 결정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양서류가 무너져내린다면 결과는 재앙적일 것"이라며 양서류 보호와 회복을 위한 투자와 정책적 대응 확대를 촉구했다.

이 연구논문은 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